사랑니 심기

by 박유진

사랑은 이름 붙일수록 달콤하지 않아서

그저 잇몸 속에 담아두어야 한다


세상빛이 너무나도 눈부셔

머리를 내밀면 누군가는 반드시 고통받고


파도가 너무나도 높아서

뿌리를 깊게 내리면 누군가는 반드시 피 흘리므로


그것을 영원히 숨겨두어

썩어 무너질 때까지 간직해야 한다


입에 머금은 사랑이 입술을 벌리려 할 때

기꺼이 턱뼈를 가르고 춤출 수 있도록

멀리서부터 시작된 염증에 익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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