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은 나를 불렀다
썩고 말라서 날 보지 못하는 눈은
언제나 눈꺼풀을 닫지 못한 채
긁어오는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나는 한차례 우울했다
시선을 맞추고 눈동자를 쳐다보고
나오지 않는 펜으로 선을 그릴 때도
이어지지 않는 자국은 항상 단절되었다
그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당신은 모를 테다
당신은 그저 날 부르면 그만이니까
아무런 책임도 죄책감도 없이
내 이름을 틀리게 바라보면 그만이니까
눈은 내게 손짓한다 동시에 기피하고
혐오와 거부감 그리고 업신
감정이 뒤섞인 깨진 유리 속 눈빛에
나는 뭉툭한 칼에 피를 보고 서럽게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