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에게

by 박유진

안녕 키위

노랑 초록 동그란 키위

태양처럼 번지는 너의 단면과 함께

난 오늘도 실눈을 뜨고

구름 낀 하늘을 올려다봤단다


시큼한 과즙은 피와 눈물

뭉개진 과육은 뼈와 가죽

거칠한 껍질은 무른 피부

하지만 키위는 계속 익지


머리 위에 키위 하나

잘 익은 노랑 초록 키위 하나

네가 뚝뚝 흘리는 향기와 함께

난 오늘도 젖은 머리를 털고

칼에 반 잘려 울고야 말았단다


태양을 닮은 단면

나는 무엇을 닮았는지 궁금하다면

거기서 내려오렴

그리고는 반듯하게 나뉜 나를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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