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같은 일

by 박유진

일요일 오전 11시 20분

컴퓨터 앞에 앉아

어떤 농담 같은 일을 떠올린다면

뾰족하게 자란 스투키의 가장자리가

유독 메마르게 느껴질 거야


우릴 말려 죽이는 게 뭔지 생각해 봐

물을 줘도 충족되지 않은 것이 뭔지

그게 진짜로 농담 같은 일이었는지도


칼로 잘라먹은 스투키 조각

모래처럼 부스러지는 식감이 달갑지 않아

전부 뱉어

그리고 물을 찾아


그대로 스투키는 죽었어

반토막이 난 채로 말라죽어버렸지

하지만 괜찮아 이건 농담 같은 일

진짜로 그런 일 따위는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넌 물을 찾을 거야

죽지 않은 스투키 영혼이 들러붙을 거야

스투키도 농담을 좋아한다면

너는 영원히 모래 속에 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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