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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중 Dec 18. 2022

콘크리트 비둘기

콘크리트 비둘기



비둘기 하지만 비둘기가 아닌

나는 날지 못한다

다만 계단을 오르면 나는 기분이다

바닥은 기분을 든다

구름이 하늘을 떠받치듯

오직 떠있는 것만이 무엇인가를 들 수 있다


나는 죽어본 적 있을까

아니면 살아본 적 있을까

반지하에는 무엇이든 반만 있어

바닥이 없다


반만 보이는 트럭의 뒷문이 닫히는 소리는

타오르는 보일러의 배관과 함께

가늘게 열린 입 밖으로 빠져나간다


건너편의 웅성거림은 추위를 밀고하고

창밖에는 웅크리고 있는 비둘기가 있다

손발을 감추고 있는 죄악이 있다


수북히 쌓인 12월은

계절이 죽음의 낮이라는 것을 알린다

누군가는 전기가 끊기던 날

자신을 잊기로 결심했다는데


계단의 방향도 잊어버린 나는

웃음도 구름의 기분임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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