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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비워야 채워진다 — 내려놓기의 심리학

비움은 버림이 아니라 채움을 위한 준비다

by 다온

“가득 쥔 손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는다. 내려놓는 그 순간, 비로소 채울 수 있다.”


멈춤 뒤에 오는 깨달음


우리는 매일 더 많은 것을 붙잡으려 애쓰며 삽니다.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인간관계, 더 많은 성취.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럴수록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지고 숨이 막히는 순간을 마주하게 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상태를 ‘정신적 과부하(mental overload)’라고 부른답니다.

생각해 보면 마음의 방은 결코 무한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은 짐을 한꺼번에 쌓아두면 결국 터지고,

쌓아둔 의미조차 희미해집니다.


여백이 없는 캔버스에는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없듯,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비움은 단순히 버림이 아니라

새로움을 위한 자리 만들기입니다.



내려놓음이 필요한 순간


하버드 대학의 한 연구는 불필요한 물건·정보·관계를 줄인 사람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30%나

낮아지고, 집중력은 2배 가까이 향상된다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피곤한 이유는

꼭 일이 많아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쓸데없이 붙잡고 있는 감정, 이미 끝난 관계,

더 이상 필요 없는 생각들이 우리 안에서

에너지를 갉아먹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당신도 이런 적이 있나요?

*누군가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려

며칠씩 잠을 설쳤던 경험

*이미 끝난 관계를 붙잡고 ‘왜 그랬을까’ 반복하며 한없이 스스로를 괴롭혔던 순간

*필요하지도 않은 수많은 정보와 그것들과의

비교 속에서 자존감이 깎여나가는 듯한 느낌


이런 것들을 내려놓는 순간,

삶은 놀라울 만큼 가벼워집니다.



내려놓기의 세 가지 방법


1. 먼저 공간을 비워보세요.

집 안의 서랍 하나, 옷장 한 칸만 정리해도

신기하게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공간을 정리하는 행위는 내면의 혼란을 정리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2. 수많은 정보를 조금만 줄여보세요.

SNS 알림을 모두 켜두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마음이 흔들립니다.

꼭 필요한 정보 외에는 ‘정보 다이어트’를 해보세요.

뇌는 생각보다 빨리 평온함을 회복합니다.

3. 감정을 내려놓는 연습을 시작해 보세요.

미련과 집착을 붙잡을수록 마음의 방은 좁아집니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세요.

완벽하지 않은 나를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선택지가 보입니다.



문학이 전하는 지혜


법정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움은 버림이 아니라 채움을 위한 준비다.”


텅 빈 그릇만이 맑은 물을 담을 수 있습니다.

가득 찬 가방에는 새로운 선물을 넣을 수 없듯이,

내려놓음은 내 삶을 위한 초대장입니다.



오늘의 실천 질문


오늘 하루, 마음에 묻어두었던

돌덩이 하나를 내려놓아 보세요.

누군가의 시선, 지난 선택에 대한 후회…

이미 끝나버린 관계에 대한 미련…

그 돌을 내려놓는 순간, 가벼워진 마음이

새로운 가능성을 품기 시작할 겁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한 번 물어보세요.

“지금 붙잡고 있는 이것이

내 삶에 진짜 도움이 될까?”


아마 대답을 듣기도 전에

마음이 이미 알고 있었을 겁니다.

내려놓음이야말로

채움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사실을요.



〈어제의 나 프로젝트〉 다음 12화에서는

“내 안의 목소리를 듣는 법

— 마음 챙김과 자기 이해”

마음속 소음 속에서 진짜 나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 이해를 높이는 방법을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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