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보이는 것들 소확행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참 신기하게도, 예전엔 안 보이던 것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젊을 때는 꼭 쥐어야 한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내려놓아도 괜찮은 것들이라는 걸,
그 나이가 되어야만 알 수 있는 게 있나 봅니다.
저는 가끔 서랍 하나만 정리해도 기분이 환해집니다.
단순히 공간이 비워지는 게 아니라, 아마 마음 한구석까지 정리되는 듯한 가벼움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놓아도 될 걸 굳이 붙잡다가 더 지쳐버릴 때가 많은 것처럼 우리 삶도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집이든 마음이든 가득 차 있으면 새로운 게
들어올 자리가 없습니다.
잡동사니처럼 쌓인 걱정과 필요 없는 집착을 덜어낼 때 비로소 행복이 들어올 자리가 생기나 봅니다.
그래서 40대, 50대에 들어서면 더 이상 ‘채우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야 비로소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 속에서
소소한 행복이 보이니까요.
살다 보면 우리 마음에도 짐이 하나씩 둘씩
차곡차곡 쌓입니다.
해야 할 일,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 남과의 비교까지. 별것 아닌 일에 예민하고 마음이 무겁고, 괜히 더 채워야 한다는 압박에 지칠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노자는 “무위로써 세상을 다스리라”라고 했습니다.
억지로 가지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흘러가는
삶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이겠지요.
또 장자는 아주 공감되는 말씀을 하셨네요!
“그릇이 비어 있기에 쓸모 있다”라고 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빈 그릇 같아도,
바로 그 비움 덕분에 그곳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인 거 같습니다.
40대, 50대가 되면 삶이 복잡하게 다가옵니다.
새로운 걸 시작하기엔 두렵고,
멈추기엔 아직 이른 시기.
예전엔 이 나이쯤 되면 철이 드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모르는 것투성이고, 불안도 많고
욕심도 가득합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 오히려 한 줄기 숨이 트이고 따뜻함도 느껴집니다.
결국 행복을 가로막는 건 현실이 아니라, 내가 쥐고 있는 생각과 집착일지도 모릅니다.
생각을 내려놓는 순간, 삶은 훨씬 단순하고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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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작은 것 하나만 내려놔 보세요.
안 입는 옷 한 벌일 수도 있고, 오래 붙잡고 있던 걱정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작은 비움이 결국 나를 채우는 행복으로 이어질 겁니다.
그리고 비워진 그 자리에는 뜻밖의 여유와 행복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올지도 모릅니다.
〈어제의 나 프로젝트〉 다음 편에서는
“내 삶의 중심을 세우는 법 — 흔들리지 않는
나 만들기”
외부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내 안의 중심을 세우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