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금씩 서로의 풍경이 되어 간다
“말을 맞춘 줄 알았는데, 바라보는 방향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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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밤이었다.
함께 여행을 계획하며 우리는 묻고 답했다.
“어디 가고 싶어?”
“시원한 데.”
너는 푸른 바다가 펼쳐진 해변을 떠올렸고,
나는 초록빛 숲이 우거진 산을 생각했다.
같은 ‘시원함’인데,
그 시원함의 정의가 달랐다.
그 순간 알았다.
나는 숲의 고요함을 원했고
그는 탁 트인 푸른 바다를 원했다.
그리고 서로를 사랑하지만, 같은 풍경을 떠올리지 않아도, 그 둘 모두 틀리지 않았다.
단지 다른 걸 바라봤을 뿐, 마음은 곁에 있었고,
그저 다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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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주 ‘같음’에 안심하고,
때때로 ‘다름’에 실망하곤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다름 덕분에
나는 바다의 숨결을 느끼게 되었고
그는 산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되었다.
모든 게 완벽하게 같을 필요는 없다.
조금은 다른 풍경을 말해주는
너의 이야기 덕분에,
내 세계가 조금 더 넓어졌으니까.
이제는 네가 바다를 이야기하면,
나는 조용히 묻는다.
“이번엔 산으로 한번 가볼까?”
우리는 조금씩 서로의 풍경이 되어 간다.
혹시 지금, 당신 곁의 누군가와 다른 풍경을 떠올리고 있나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 차이에서 배울 수 있다면,
그 사랑은 더 깊어질 수 있으니까요.
2025/05/2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