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덜컹이며 정류장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앞자리에 앉은 할아버지가 손을 들어 하차벨을 누르려 애쓰셨다.
손끝은 벨 가까이에서 허공만 맴돌았고, 그 모습은
나에게 어딘가 쓸쓸하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나는 멀리서 지켜보다
앉은자리에서 팔을 뻗어 벨을 눌렀고, 곧바로
“삐-” 벨 소리가 울렸다.
과장을 하자면 그 순간만큼은 내가 수호천사처럼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손길로 누군가의 여정을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존재
누군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 역할을 하는 존재
버스가 정류장에 멈추고, 할아버지가 천천히 내리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나도 이런 도움을 받고 있을지 모른다고
어쩌면, 우리 모두 서로의 수호천사가 되어 주고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