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씨름

이긴 자와 진자

by 진욱이

초등학교 때

또래친구들보다 큰 편이라

씨름시합에서 유리했다.


누군가를 이겼을 때는

이긴 기쁨에 도취되다가


드디어 나보다 체격이 큰 친구와 씨름을 할 때

세상의 벽을 느끼고,

바닥에 내팽개치고 나서야


그제야 진자의 아픔을 알게 된다.


어릴 적 몸으로 느꼈던 씨름의 의미는

단순히 한쪽 면만 보는 게 아니라, 반대편의 의미까지 깊이 깨닫게 했다.


성장이라는 것은 한쪽의 경험에만 머물지 않고

양면의 진리를 배우는 과정 아닐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