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쓴맛의 커피가 좋았다.
그 쌉싸래한 향과 맛이 주는 깊이가 좋았고,
달달한 디저트와 쓴 맛의 조화가 좋았다.
지금은 신맛의 커피를 더 좋아한다.
과일 향이 감도는 산미가 입안에 퍼질 때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기분이 든다.
아주 오래전에는 캡슐 커피만으로도 만족했었다.
그때는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취향도, 기준도 변했다.
하루 카페인 할당량이라는 벽이 있어서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욕심을 참아야 했다.
그럴 때면 다음날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다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 수 있는 그 순간을 손꼽아기다렸다.
변해가는 취향 속에서도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다.
커피가 내게 주는 작은 행복, 그 하루의 여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