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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욱이 Dec 20. 2024

여유 한잔

처음에는 쓴맛의 커피가 좋았다.

그 쌉싸래한 향과 맛이 주는 깊이가 좋았고,

달달한 디저트와 쓴 맛의 조화가 좋았다.


지금은 신맛의 커피를 더 좋아한다.

과일 향이 감도는 산미가 입안에 퍼질 때마다

마치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기분이 든다.


아주 오래전에는 캡슐 커피만으로도 만족했었다.

그때는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취향도, 기준도 변했다.


하루 카페인 할당량이라는 벽이 있어서

한 잔 더 마시고 싶은 욕심을 참아야 했다.

그럴 때면 다음날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다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 수 있는 그 순간을 손꼽아기다렸다.


변해가는 취향 속에서도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다.

커피가 내게 주는 작은 행복, 그 하루의 여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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