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떡볶이

비건 지향인의 식사 1

by 행커치프
KakaoTalk_20220124_195011746_04.jpg


"나의 집 냉장고에 육고기를 넣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지 2주 째다.

온건한 채식주의자, 비건 지향인, 플렉시테리언.

아마도 나의 선택은 위의 이름 중 하나로 간단하게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동물해방에 대한 책을 많이 읽은 것치고는 나의 결심은 사소하고, 더디고, 불완전하다.

나 혼자 결심하는 것이니까 결심하고 지키지 않아도 아무에게도 비난받지 않을 것인데도

지양하는 음식을 "육고기"로 제한하고, 지향하는 장소를 "집"으로 한정한 것에

나라는 사람의 어쩔 수 없는 비겁함과 약삭빠름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나에게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한 결정이고

앞으로 나의 라이프스타일의 비전을 제시한 선택이니

이렇게 글로 남길 만큼 중요한 것이다.


나는 나의 집 냉장고에서 과감하게 육고기를 제거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서 몸을 씻고, 밥을 짓고, 선잠과 단잠을 자는 "나의 집"에서만큼은

나 자신의 쾌락보다 다른 생명의 고통을 우선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났다.

이 결심은 내가 살면서 해온 어떤 선택보다 간단하게 이타적이고, 분명하게 선하다.


나는 공장식 사육과 도살에 동물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모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한 동물의 고통스러운 감각이 나의 고통스러운 감각과 같음을 알면서 외면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나의 결정은 오늘 나의 떡볶이에 "비건 만두"와 "양배추"가 듬뿍 들어가게 하였는데,

역시나 남들에게 충분히 내세울 수 있을 만큼 자랑스러운 결정이었다.


나의 결정은 역시나 부드럽고, 쫄깃하고, 아삭아삭한 맛이었고

놀랍게도 칼칼하면서도 푸근하게 단 맛이었다.

그러니까 진정으로 편안하면서 짜릿하게 행복한 맛이었다.


[오늘의 비건 떡볶이 레시피: 떡국떡 소량, 비건 만두 1팩, 대파 1/2 대, 양배추와 양파 듬뿍, 고추장 1 숟갈, 매실액 1 숟갈, 꿀 1 숟갈, 참기름 약간.]

다음에는 단백질 섭취를 위해 아몬드 두유 라테 또는 콩물과 함께 먹어도 좋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바질 페스토 파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