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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을 Jan 11. 2024

<프린들 주세요>

4학년 두번째 책은 <프린들 주세요>다. 개구쟁이 활력 왕 닉이 엄격한 국어 선생님에 대항해서 펜을 "프린들"이라고 부르면서 시작된 이야기가 마치 눈덩이를 굴려놓은 듯 마지막에 엄청난 감동을 주는 책이다. 


이 책은 중학교 1학년 교과서에도 등장한다.(어마무시한 선행아닌가!) 언어의 기본 특성은 자의성, 사회성, 역사성, 창조성이다.  <프린들 주세요>에 언어의 기본 특성 4가지를 명백하게 알려주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초등학생에게 읽히면서 언어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은 어렴풋이 말과 사물의 관계가 필연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속이며, 역사 속에서 변화 소멸한다는 걸 알게 된다. 특히 언어의 자의성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열어 줄 수 있다. 


아이들은 어린 시절 자신들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3살 때 김밥을 '길라빠끄'라고 불렀다. 길라빠끄 천국, 김가네 길라빠끄 나름 어울린다.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자미야 자미야 자미야..."를 붙이고 '이차리 꼬프란 이차리 꼽. 이차리 꼬프란 이차리 꼽' 등의 가사를 붙여서 노래했다. 말이 턱 없이 늦었던 셋째는 대체로 "띠까띠까띠까"로 의사소통을 했다. 아이들과 이런 기억을 길어올려 보면 그냥 재미있다. S 학생은 "어브스브"를 가지고 있었다. 나도 있었던 것 같은데....명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닉은 수업 시간에 검은지빠귀 소리를 내서 선생님에게 당혹감을 안긴다. 이 장난을 우리도 해본다. 아이들에게 검은지빠귀 소리를 들려주니 따라해본다. 워. 기가막히게 잘 따라하네. 애들이 검은지빠기 소리를 내면 나는 눈을 감은 채  누구의 소리인지 맞춰본다. 대체로 틀린다. 이렇게 오늘은 책 속으로 살짝만 들어간다. 앞쪽에 신문 읽고 필사하니 아직 서툴러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소설은 맛보기 정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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