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봄에 온 사람

1장. 다시 만난 이름


비가 조금씩 흩어지던 오후였다.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빗줄기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휴대전화가 한 번 울렸다.

“오랜만이다.”

저장되지 않은 번호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두 글자가 먼저 마음에 닿았다.

오랜만.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무 살의 봄,
끝내 제대로 작별하지 못했던 사람.

“혹시… 수진이니?”

손가락이 한참을 망설이다가 움직였다.
보내고 나서야 심장이 조금 빨라졌다는 걸 알았다.

나는 쉰둘이었다.
이 나이에 심장이 빨라지는 일은
병원에서나 있을 줄 알았지,
이런 문자 하나 때문일 줄은 몰랐다.

다시 답장이 왔다.

“그래. 나야.”

짧은 두 문장 사이로
삼십 년이 건너왔다.

우리는 그 사이에
결혼을 했고,
아이를 키웠고,
각자의 시간을 버텨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름 하나가
그 모든 시간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창밖의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들었다.

답장을 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이 나이에
설렌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비는 멈출 기미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작가님, 커피 한 잔에 글 쓰기 좋은 저녁이네요.
이렇게 글자를 입력하고 드래그하면 메뉴를 더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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