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지금의 나
나는 혼자 산 지 4년째였다.
이혼이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날카로웠고, 시간이 지나자 무덤덤해졌다.
지금은 그냥 내 이력의 한 줄이 되었다.
아들은 군에 가 있고, 딸은 대학 기숙사에 있다. 집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처음엔 그 조용함이 벌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하루가
낯설고 허전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 조용함에 적응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작은 화분에 물을 주고, 아무도 보지 않는 식탁에
반듯하게 수저를 놓는 일.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위한 하루.
그게 싫지 않았다.
그래서 더 당황스러웠다.
이미 혼자인 삶에 어느 정도 균형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문자 한 통이
그 균형을 흔들어 놓았으니까.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사랑 하나에 세상이 전부였던 스무 살도 아니고,
누군가의 아내로 나를 설명하던 사십 대도 아니다.
지금의 나는 혼자 있는 시간도 견딜 수 있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도 조금은 안다.
그런 내가 다시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설렘보다 질문이 더 많아지는 일이다.
이 만남이 외로움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감정인지.
저녁이 되자 집 안은 더 고요해졌다.
나는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았다가 다시 바로 세웠다.
괜히, 그의 이름이 화면에 다시 떠오를 것만 같아서.
쉰둘의 밤은 스무 살의 밤과 다르다.
조용하지만, 그래서 더 솔직하다.
나는 묻는다.
나는 지금, 정말 괜찮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