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던 학원을 중도에 그만두기란 정말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비록 학원에서 기대한 바를 얻을 수 없을지라도 이마저도 않는다면 더 힘든 상황이 닥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이 불안감과 함께 딸아이는 성과도 없었던 그 싫은 수학학원을 중도 포기도 못 한 채 3년을 채우며 힘들게 다녔고 결과는 실패였다. 약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가끔 딸아이에게 물어본다.
“왜 그때 학원을 그만두지 못했을까? 차라리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텐데......”
“그러게요. 지금 생각하면 엄마 아빠한테 너무 죄송해요. 학원비만 버린 것 같아요.”
아무것도 얻지 못한 3년의 수학학원 유지 비용은 단순 계산만 해도 절대 적지 않다. 그때는 학원 생활을 중단하면 큰일이 날 것만 같은 걱정스러움에 결단을 내릴 수 없었다. 나는 나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막연한 불안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흘려보낸 것이다. 학령기 자녀를 둔 지인들 과반은 아직도 학원 문제로 자녀와 실랑이한다. 과연 정답은 있을까? 옆에서 훈수 두기 좋아하는 아들 녀석이 말한다.
“그래도 거기라도 다녀서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은 거예요.”
“과연 그럴까?”
교육엔 왕도가 없으니 매번 똑같은 질문을 하게 되지만 뾰족한 해법은 찾을 수 없다. 수능을 일주일 앞둔 이맘때쯤엔 불안감에 휘둘렸던 내 지난날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학원은 계속 다니지 않으면 정말로 큰일이 나는가? 나의 대답은? 그리고 당신의 대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