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것도 살아가는 방법이라서
오늘은 유독 숨 쉬는 것조차 버거운 밤이다
이유 없이 가라앉는 기분에 질려
모든 걸 놓아버리고 싶었다
방에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그저 살아 있다는 사실조차
나 자신에게 용납이 되지 않는 밤
나는 오늘도 조금씩 시들어간다
무기력함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를
한없이 미워했다
나를 사랑해야 한다고,
사랑하려고 애써보지만
내 마음은 따뜻한 봄이 아니라
메말라버린 사막에 더 가까웠다
아무것도 없는 그곳을
혼자서 끝없이 걷고 있는 기분
그래도 가만히 생각해본다
작년의 나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진 순간들이 있었는지를
그 기억은 마치
절벽 끝에 내려온 동아줄처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나를 붙잡는다
나는 오늘도 그걸 붙잡고
이 밤을 겨우 넘겨보려 한다
숨죽여 울다가
결국 이렇게 말해본다
“하나님, 왜 저를 이렇게 힘들게 하시나요
저를 조금만 살려주세요”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깨닫는다
나는 사실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이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은 거였다는 걸
그래서 오늘은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
완전히 사랑하지 못해도 괜찮다
그냥 미워하지 않는 것부터
그걸로 충분하니까
죽고 싶은 순간이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어보려 한다
움직이면 더 깊이 가라앉을 것 같으니까
버티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니까
내 삶이 당장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오늘 하루만큼은
나를 덜 미워하면서
그렇게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