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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니 wini Aug 14. 2024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마음

퇴사를 앞두고








 근 사 년을 다닌 나의 첫걸음이 되어준 회사의 퇴사를 삼주 정도 앞둔 어느 날,

이곳에 입사했을 때 자기소개서를 우연히 다시 읽게 되었다.


 초심 속 선명했던 열정과 용기를 잃은 지금의 흐릿한 나는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것을 잊고 살았다.

꿈과 희망, 열정은 물론이거니와 무엇보다도 이 직업과 공간이라는 실체 없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나의 애틋한 애정과 열망. 순수한 설렘.

이미 마음으로, 그리고 온몸으로 이 분야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한 설렘에 내가 이 일이 아니면 무슨 일을 하겠냐는 일을 하던 초반에도 늘 느꼈던 감정.


 자꾸만 일과 나 사이에서 헤매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회의감, 자괴감, 끝없는 의문들 속의 불분명함.

그런 알 수 없는 시간들 가운데에 놓여 이제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행복할까 라는 고민 속 헤엄치는 지금 이 시점에서 오래전 품었던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니, 잊고 살았던 그 시절의 내가 보여 울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쩌다 이 길까지 오게 되었을까.


 한결같을 줄만 알았던 마음이, 인생은 늘 예상치 못한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란 걸 몸소 느끼게 해주는 것처럼.


 다시 지난날의 저런 예쁜 마음을 품고서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전의를 상실한 채 흙탕물에 섞여 피폐해진 마음이 자꾸만 곤두박질치며, 구해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과연 퇴사 후 갭이어의 날을 가진 이후의 삶은 어떤 곳에 서 있을지. 지금으로선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실은 그래서 인생이라는 단어가 더 짜릿할지도 모르겠다.




-2024.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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