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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릉 Jan 30. 2022

뜻밖의(unexpected) 일상

NC?



 이번 주는 정말 뜻밖의 일상을 보냈어. 나는 평소에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반드시 해보는 사람이야. 그리고 우연히 예전에 NC 인재풀에 올려둔 자소서를 통해, NC에서 면접 제의가 왔어. 나는 게임업계와 전혀 다른 전공을 했고, 코딩을 하는 엔지니어도 아니었지.

 단지 자소서엔 나의 데이터&지표 분석력에 대해 이전 회사에서 해왔던 성과를 언급했고, 이것이 매력적으로 느꼈던 부서에서 연락을 한 거 같아.

 역시나 연락이 온 부서는 콘텐츠/BM 사업 담당자 모집 부서였고, 리니지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였어. 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면접 제의가 온 것에 조금 놀랐고, 상당한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어. 막연하게 게임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 정도였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진행 될 줄을 상상도 못 했어.



 정말 오랜만의 면접이었기에 떨리기보다는 상당히 설레었어. 나는 제조업과 관련된 대기업에서, 상당히 딱딱한 분위기 속에서 면접을 봐왔었고, 더군다나 그때는 25살 학생이었을 때였으니.

 그때는 면접실에 들어가기 전까지 정말 심장이 빨리 뛰었고, 면접이 끝나고 나와서도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많이 긴장했던 거 같아. 하지만 사회경험을 하고 나이가 먹으니, 여유가 생기고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필살기 하나 정도까지 준비를 했었어. 그만큼 긴장보다는 빨리 면접장에 가서 대화를 하고 싶었어.


 그리고 면접을 보고 나왔어.


 역시나 IT업계라 그런지 굉장히 젊으신 분들과 면접이 진행되었고, 분위기 또한 정말 편하게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더라. 삼성에서의 면접과 비교를 해보면, 나와 면접관 사이의 거리가 족히 3미터 이상을 떨어져서 면접을 봤었다면, NC에서는 겨우 테이블 하나에서 마주 보고 면접을 봤었어. 처음 들어가자마자 여기서부터 다름이 확연하게 보였지.

 그리고 나에 대한 궁금함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여기까지 오게 된 배경까지 모두 진실되게 보여주었어.

 게임업계의 사람과 나눈 대화는 처음이기에, 비록 나에 대한 이야기가 대화의 주제였지만 30분이 넘는 대화를 통해 그들의 생각이나 태도까지 흐릿하게는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합격이 되어 임원분들과의 2차 면접을 통해 그들과 마주하여 이야기할 기회가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나는 지금의 대화 자리도 정말 만족해. 살면서 어디 가서 리니지 팀장의 30분의 시간을 살 수 있겠어.

 나는 이 사건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기회는 찾아오며, 그 찾아온 기회를 잡을 수 있게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공감 할 수 있게 되었어. 게임을 좋아하기만 했던 내가, 가장 큰 게임회사에서 연락이 올 줄이야.


 사실 회사에서 나오면서 나는 다시는 회사에 들어갈 일이 없다고 단정 지었어.

 하지만 회사 입사 면접에서 이렇게 설레게 될 줄이야.


 5년 전과 다름이 있다면, 그때는 막연하게 입사를 꿈꿔왔지만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관련해서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비록 고작 1차 면접이 끝난 것이지만, 나는 이것을 통해 내가 스스로 닫아버린 길을 다시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게 되었음을 느꼈어.

 매일 글을 쓰고 새로운 것을 몸소 느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려 하고 있지만 새로운 것을 마주 할 때마다, 아직 배우고 느껴야 할 것이 아득히 많이 남았다고 느껴.


 다시 반복되는 일상으로 돌아와, 계획하고 있는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다른 일상이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해.


 뜻밖의 일상이 찾아오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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