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혹은 자존심
나띠의 슈가코트.
누군가 춰달라는 DM에 꼬리 흔들며 연습실로 달려갔다. 유튜브로 치면 짜릿한 나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데도 나에게 요청한 그 언니는 진정으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다. (라브유)
작년에 대학교 가요제에서 슈가코트를 췄다.
그때 생각이 났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안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첫 번째 순서였는데, 혼자 터벅터벅 무대에 올라갔다.
빨리 하고 도망가겠다는 의지로. 모자 푹 눌러쓰면서 겸사겸사 긴장도 누르고 그냥 했다.
휴대폰 카메라가 많이 보였지만 별 반응 없었던 것 같다. 꽤 민망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무대를 본 아이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좀 이상한 사람?
스물, 스물하나, 스물둘.
그땐 뭐가 그렇게 힘들고 불만이 가득했는지.
별 일이 없어도 예민하고 늘 불안하고 숨 막히고 그랬다. 무엇이 문제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지만 문제 투성이었다. 문제 투성이인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것. 그래서 해결도 못한다는 것이다.
(그냥 그런 _ 인생이라는 통 자체가 모난 그런 시기)
지금 생각해 보면 여느 20대 초반의 대부분은 조금씩 그럴 것 같다. 미지수인 상태? 그런 '상태' 같다.
무엇을 추구해야 하고 무엇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기타 등등 등등 등. 잘 살고 싶다는 확실한 마음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겠는 상태.
진심과 자존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상태.
아리송한 진심보다 좀 더 그럴싸한 자존심이라도 내세워보는 상태.
(상태야 아 ~~)
(웃지 마 민병관!)
조직에 적응하는 일에 항상 실패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아서 자유로웠고, 만족했다. 솔직히 집단 속 안정적인 상태가 오히려 불안했다. 정확히 말하면 외로웠다. 공통점 하나로 똘똘 뭉치면 서로의 다른 점을 볼 수 없는 집단 사고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너무 좋기만 한 것에는 항상 거짓이 섞여 있는 법) 같은 점보다 다른 점으로 사람을 좋아하는 누군가는 힘들다.(누군지 모르지만 그렇대)
그런.. 안보다 밖이 더 외로운 사람의 진심과 자존심은 이렇다고 한다. 난 달라서 좋은데 다른 걸 보여주면 실망할 테니. 아무것도 보여주니 말아야지.
생각 없이 웃자 그냥
만리장성을 짓고 그 안에 나를 가두고 누가 문을 두드리면 안에 없는 척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래서 늘 답답했던 것 같다.
뭐 그런 어린 시절의 그럴싸한 자존심을 깨고자 슈가코트 했다. 쪽팔려도 시원할 것 같았다.
슈가코트다!
[가사]
늘 뻔한 Recipe 착한 아이처럼 반듯한 A to Z 기대 마 넌 Never It just a puzzle piece yeah 멋대로 판단한 내 모습이 전부일 리 없잖니 So 드러낸 적 없던 맘이 솔직하게 빛난 Party 맛볼수록 Taste so good 하나부터 열까지 다 사랑받지 못한대도 싫지 않아 I love me Sugarcoat 따윈 벗어던진 날 네가 뭐라든지 Just move, 내 맘대로 날 위한 춤을 추지 Don't sugarcoat me babe Complex is over-rated 투명한 저 달빛이 쏟아져 더 자유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