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온도가 너에게는 가장 포근한 날씨에 닿아있고 싶다.
매달 25일, 한 달 동안 써 내려간 가계부를 점검한다.
먼저 불필요한 소비는 없었는지 체크한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도 기특한 소비에 오래 눈길을 준다.
‘돈 사용’ 보고를 마친 후
‘시간 사용’과 ‘관계 사용’을 살핀다.
유한한 시간과 장소, 재정,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한계를 지닌 나라서
과소비와 누수되고 있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살핀다.
결핍의 연속이었던 지난 삶 가운데서도
내 삶을 풍족히 만족하고 유쾌하게 향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게 '없는 것'을 '채우는 방향'보다는
내게 '있는 것'을 '관리하는 방법'을 선택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관계 사용에 있어 요며칠 내 마음을 잡아끄는 단어가 있다.
성은 “다”
이름은 “정함”
“다정함”
관계경력이 어느 정도 쌓이다 보니
내 나름의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정립하였다.
어릴 때는 오만하여
누구에게나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고
대부분의 사람은 착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착함’이라는 추상적인 말에는
너무나 잡한 것들과 불순한 것들이 체계 없이 담겨 있다는 것을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나의 관계 바운더리는 다음과 같다.
1. 성실
2. 신실
3. 다정
4. 응답
5. 성장
6. 예의
그래서 먼저 내가 나에게, 타자에게
성실하고 신실하며
예의를 갖추어 다정하게 응답하고
성장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더불어 나의 프레임이 되어줄 상대도
위와 같은 여섯 가지의 리트머스지를 통해 선별해
신중히 관계를 맺고 가꾸어 나가고 있다.
물론 관계의 바운더리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연민과 친절,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다시, 다정함으로 돌아온다.
다정함은
부단한 후천적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고도의 배려 지능이다.
이성과 감정, 행동을 겸비한 전문적인 영역이다.
이성이 빠진 다정함은 자칫 무례할 수 있다.
감정이 없는 다정함은 다소 위선적일 수 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다정함은 결국 허무맹랑하다.
그래서 다정한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기쁘다.
적절한 경계 안에서 은은한 온도를 지켜내는 힘이 느껴진다.
억지로 무리해서 만들어 내지 않는 편안함에 차분해진다.
어떻게 이렇게 귀한 사람이 나에게 왔을까?!
그리고 기분 좋은 결심을 한다.
"나에게 '애틋한 사람'에게는
다정함으로 기억되는 사람이고 싶다."
난, 너 한정 "애틋한 사람"
나의 온도가 너에게는 가장 포근한 날씨에 닿아있고 싶다.
인간 중 몇은 서로에게 만병의 근원이지만
또 다른 몇은 최고의 치료제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