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내 생애에 너는 나면서부터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어왔다
겨울비 내리는 강가
오리 몇 마리 머리를 처박고
연신 자맥질을 하고 있다
새는 몰아치는 바람 속 허공에 멈춰서
출렁이는 강물을 응시하고 있다
물고기는 제 태어난 곳을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고 죽는다
소중한 것 그리운 것은
팔을 뻗어도 닿지 않는다
겨울 들판에 엎드려 귀를 대면
제법 풋풋한 흙내음새가 난다
들풀들이 숨 쉬고 맥박 뛰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볕살이 샘물처럼 고요히 넘치면
푸른 싹이 사방에서 금세 돋을 법도 하다
별 총총한 동지밤
가만히 고개 들어 하늘을 살피다가
그래도 나는 어느 한 사람 절절히 사랑한 기억을
별처럼 간직했으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어느 누구나 한번 가는 이 길을
맘 놓고 천천히 걸어봐야겠다
* '삶'을 연작시의 서시로 올렸습니다. 사는 일이 누구에게나 고단합니다.
하지만 마음에 그리운 추억 하나 간직하면 살아볼 만합니다. 제게 주어진 삶을 감사와 기쁨으로, 소풍처럼 생각하고 걸어가 보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