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인의 서늘한 이야기 1편
한바탕의 소요가 지나자,
단체 대화방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해졌습니다.
모두가 무언가를 말해야 할 것 같으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한 채 눈치만 주고받는 공기.
그 침묵을 깨듯,
P 씨가 멋쩍은 웃음을 덧댄 목소리를 올렸습니다.
“어머, 제가 실수했네요. 저도 받은 사진이라서요…
그냥 같이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죄송해요.”
몇몇은 “괜찮아요”, “이해해요”라며 그녀를 감쌌지만,
대부분은 아무 말 없이 읽기만 하고는
조용히 방을 나갔습니다.
하얀 천 아래의 형체가
아직 눈앞에 선명한데도,
그 누구도 다시 그 이야기를 꺼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단체방은 다시 분주해졌습니다.
어제의 일을 덮으려는 듯,
농담과 웃음 이모티콘이 연달아 화면을 채웠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무엇이 더 무서운 걸까.
그 사진인가, 아니면 이 침묵인가.’
그때,
짧게 울린 대화 요청 알림.
P 씨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죠?”
“네, P 씨…”
“저… 어제 제가 대화방에서 좀 실례했어요. 많이… 놀라셨죠?”
그 말은 위로처럼 들렸지만,
어딘가 내 반응을 떠보는 기색이 묻어 있었습니다.
나는 굳이 위로나 공감을 건네지 않고,
그저 끝까지 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잠시, 정적.
그리고 곧,
익숙한 웃는 이모티콘 하나가
메시지 끝에 따라붙었습니다.
“근데… 사실 저도 너무 놀라서 그랬던 거예요.
다들 공유하길래… 우리만 모르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진짜 너무 놀랐거든요. 부모로서… 아시잖아요.”
‘공유하길래…’
그 말이 마음속에서 계속 맴돌았습니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충격도, 아이도, 윤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녀에게 중요한 건 생명이 아니라, 정보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또렷하게 느꼈습니다.
이야기가 가장 잔혹하게 다가오는 지점은—
누군가의 울음이 아니라,
감정 없는 목소리라는 것을.
그래서 저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그래도 신중하셨어야죠.
그 학생의 부모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건 또 다른 상처가 될 수도 있어요.
남의 슬픔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P 씨의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혹시… 선생님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