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인의 서늘한 이야기
처음부터 그랬습니다.
저는 그저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이었죠.
한 사람의 짐을 조금 덜어주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왜, 이런 수치가 고스란히 제게 돌아오는 걸까요.
숨이 막혀와서, 결국 전원을 꺼버렸습니다.
그게 유일한 피난처라고 믿었으니까요.
… 하지만.
꺼진 화면 위에도 제 손바닥은 붙어 있었습니다.
조금 전 ‘상품’으로 올라간 제 흔적이
아직도 손끝에서 뜨겁게 뛰고 있었으니까요.
결국, 못 견디고 전원을 켰습니다.
알림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새 글 등록.
거래 완료.
가격 제안.
평소엔 무심하게 넘기던 문구들이
지금은 밧줄처럼 목을 조였습니다.
그리고—
‘찜 1건이 추가되었습니다.’
숫자 하나.
그뿐인데, 그게 이렇게 무서워질 줄은 몰랐습니다.
누군가의 눈이 꽂힌 순간.
심장이 그 사실 하나로 움츠러드는 것 같았어요.
곧 또 다른 알림이 떴습니다.
손바닥에 번진 땀 때문에 화면이 얼룩졌습니다.
저는 숨을 몰아쉬며 글을 열었습니다.
“지난번 물건, 잘 받았습니다.
같은 종류로 더 구할 수 있을까요?
오래될수록 더 좋습니다.”
짧고 정중한 요청.
그러나 읽는 순간, 얼굴을 얻어맞은 듯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이미 내 흔적이 진열돼 있는데,
그는 아무렇지 않게 또 다른 속옷을 요구했습니다.
수치도, 불안도 없이.
너무도 매끄럽고, 당연하게.
분노가 치밀었죠.
나는 화면을 움켜쥔 채 속으로 내뱉었습니다.
“뻔히 보면서도 모른 척하는 거야?
알면서도… 또 요구하는 거야?”
차라리 대놓고 조롱했더라면 덜 괴로웠을 겁니다.
이 무심한 태도가 더 모욕적이었어요.
나를 그저 공급자, 흥정의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글.
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가, 다시 움켜쥐었습니다.
손가락의 떨림이 온몸으로 번졌습니다.
그리고—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참… 뻔뻔하시네요.”
메시지는 이미 날아간 화살 같았습니다.
확인해도 분노는 전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숨은 거칠었고, 손에 쥔 기계는
지금이라도 내던지고 싶을 만큼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저는 묻고 싶었습니다.
왜 하필 이런 거래가,
왜 하필 제 삶이,
그들의 손에 걸려들어야만 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