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엄마 만나러 가는 날.
요양원 가신지 보름쯤 된다.
올해 아흔둘, 그런대로 집에서 생활이 가능했으나 넘어지며 등뼈에 금이 간 후 대소변을 받아야 할 상황이 와서 어쩔 수 없이 결정한 일이었다.
평생 살면서 요양원은 가지 않으리라, 자식들에게 유언처럼 말했지만 24시간 엄마를 돌볼 자식은 없었다.
각자의 생활이 있고 나도 직장을 나가고 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처음엔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효녀는 아니지만 그래도 늘 한편이 쓰렸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나도 너도 우리가 가야 할 곳이다.
누구나 늙으면 갈 곳은 한 곳, 요양원이다.
자식들에게 부담 주지 않고 본인도 불편한 집보다 편할 것이다.
햇살이 오늘따라 눈부시다.
막내딸이지만 엄마와 추억도 정도 별로 없다.
사는 게 힘들어서 그랬겠지만 엄마의 사랑은 우리에게 늘 부족했다.
며칠 전 자매들이 모여서 엄마 이야기를 했었다.
좋은 그림보다 아픈 상처들이 더 많았다.
서로의 아픔을 달래주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자신이 앓고 있는 슬픔이 더 많으니 눈물로 마무리된 그날의 찻집은
유난히 에어컨 바람이 차가웠었다.
면회를 가지 않으면 나중 듣게 될 타박이 두려워 자매 셋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날.
가슴 한 편이 막힌 것처럼 답답하다.
초저녁별
엄마 생각나서 국 한 그릇 겨울딸기 두 통 샀는데
집 앞에서 서성거린다.
아른거리는 자식 생각에 기어코 한 통을 차 안에 두고서
대문을 들어섰다.
아픈 곳이 없었는데 갑자기 송곳 같은 무언가 나를 쿡 찌른다.
내 사정 알겠지
엄마도 우릴 이렇게 키우며 살았을 테니
어룽진 눈으로 문득 올려다본 하늘에
초저녁별 떴다.
괜찮으니 마음 쓰지 말라는 듯
쌔근쌔근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