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
같이 근무하는 젊은이들은 컴퓨터일이며 공문이며 뭐든지 흡수력이 빠르고 일들도 척척이다.
나이 육십에 가까운 우리는 아무리 따라가려야 속도를 맞출 수 없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언제나 버거운 일.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면 이해가 오겠지만 차가운 종이 한 장 딸랑 주며 이렇게 하면 된다 하면
거기서부터 집까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져 옴을 느낀다.
실력이 부족한 내가 집에 가면 될 일을 그들에게 불만이나 노여움을 가져서는 안 된다.
동료는 그랬지.
직장 그만두고 집으로 가는 사람들 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다고.
첨단시대.
MZ들에겐 재미나고 흥미로운 매일이 연속이겠지만 늙은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문구가 의미하는 것은 늘 흥미롭고 새롭게 살라는 뜻일 게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오늘 아침 큰 말벌 한 마리가 아이들과 놀고 싶어 유치원을 방문했다.
놀란 아이들과 선생님은 복도에서 난리가 났다.
나가 보니 정말 큰 벌이다.
출구를 찾지 못해 당황하는 말벌의 날갯짓이 분주하지만 잡을 재간이 없어 여자 셋이 서성거렸다. 벌은 남자가 잡아야 한다는 것도 남녀평등시대에 맞지 않는 논리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겁 많은 사람보다 용감한 그 남자가 잡아주면 고맙고 믿음직스럽겠지.
그런데 그 소동을 뚫고 한 사람은 본체만체 그냥 지나간다.
한 공간에 식구처럼 모여 사는 우린데, 아쉽기도 하고 사람이 저럴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우여곡절 끝에 말벌은 잡혔고 살 길을 찾지 못한 주검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모두가 벌 한 마리의 애도를 이야기하는 동안 따뜻한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젊고 스마트한 능력을 가졌지만 그 능력보다 같이 함께 무언가를 나누고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이 때론 더 빛날 수 있는 법. 그 비책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는 그 남자 앞에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감사한 마음 전하려 아이가 쿠키 바구니를 들고 내 방으로 왔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읽고 배울 그 아이에게 덤으로 파이 서너 개를 더 얹어주며 문 밖까지 배웅을 나서니 예쁜 아이 입꼬리가 벌써 나리꽃처럼 말려올라갔다.
유월은 뜨거운 달.
몸보다 마음이 더 뜨거워져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