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끝
매미 울음소리가 점점 낮아진다.
목청이 아파서 그런가, 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어 그런가.
매미의 마음을 나는 안다.
나도 오늘로써 방학 끝이니 잘 먹고 잘 놀았는데 다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하니
매미의 죽음과 별반 다르지 않은 기분이다.
아직도 한낮은 뙤약볕이지만 이 뜨거운 햇살이 벼를 익게 하고 모든 열매의 완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니
더워도 긴 팔을 입고 찻집에 간다.
남편과 나의 방학은 아점을 먹고 30분 거리를 차로 달려 목욕탕 가는 것과 목욕 후 맛있는 저녁을 먹고
마주 앉아 차 한 잔 먹는 것으로 슬기롭게 보냈다.
어제도 막바지 방학을 위해 3대째 내려오는 추어탕을 먹고 하늘 높이 앉은 찻집으로 갔다.
요즘 트렌드는 밥 먹고 찻집 순례다.
밥 먹으면 노래방 고고도 있었는데 언제부터 찻집으로 모여든다.
오늘도 찻집은 만석이다.
우리도 커피 한 잔씩 시켜놓고 마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대체로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인데 자꾸 한 곳으로 눈이 갔다.
가족 넷이 앉아 각자 휴대폰을 만지느라 말 한디 없다.
음소거 가족은 서로 얼굴을 보지도 않는다.
아버지는 급기야 식곤증이 왔는지 의자 뒤로 목이 꺾였다.
음, 저것도 힐링 방법이겠지 싶다가도 그래도 모처럼 가족나들인데 저럴 거면 집에서 그냥 각방 생활하면
될 것이지 멀리까지 왜 나왔을까.
저 손바닥 안에 있는 저것이 문제네, 문제였어.
저것에게 시간도 사랑도 다 빼앗겨버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가족의 형태를 이루고 사는 것 또한
요즘 현실이다.
나도 가끔 폰에 시간 할애를 한다.
필요한 정보도 보지만 쓸데없는 가십거리도 읽는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때가 있다.
나도 모르게 놀라 손에서 폰을 놓으며 되도록 멀리 두려 애쓴다.
하늘이 많이 더 높아졌다.
구름도 덩달아 높아졌다.
우리네 마음도 정도 가족사랑도 저 하늘만큼 높았으면 좋겠다.
얼굴 보며 알콩달콩 차 한 잔 나누는 연인이나 가족 부부 친구들을 많이 만났으면 한다.
그중에 책 한 권 옆에 끼고 카페 나들이 간다면 이 가을 멋스럽지 않겠나.
여름은 방학과 같이 끝났으니 먼 겨울 방학을 기다리며 또 한 학기 준비에 들어간다.
*칠월 칠석
여름 살림이란 간단해서
빡빡한 강된장에 호박잎 싸서
짭조름하니 살점 한 점
톡 발라 얹으면 족한
더 그리울 사람도 없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