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뭔지
차 가득 반찬을 싣고 떠났다.
오늘 출근하는 날이 아니라서 아들은 아직 꿈나라 일 테지만
부부는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맛있는 소고기 국 먹으면 아들도 좋아하는데 아이 머리크기만 한 복숭아
한 상자 구입하며 아들도 잘 먹는데 계란 프라이를 먹으면 비싼 건 사 먹지 않는다던
말소리가 귀를 아프게 한다.
어제 퇴근 후 기운이 가을처럼 낮게 깔린 아들의 목소리가 내내 마음에 걸려
오늘 저녁 퇴근하고 저녁 먹으러 간다 하니 왔다 갔다 피곤하니 극구 사양했지만
처음 직장 생활하느라 이제 한 달쯤 되어가니 긴장이 풀려서 그렇겠지만
마음 병이 혹시 덧날까 봐 부부는 걱정이었다.
쉬는 날 잠만 자지 말고 취미 생활을 권유했더니 유화를 그리고 싶어 했다.
만화는 어릴 때부터 그려왔지만 공부하느라 모든 걸 접었다.
직장과 집, 반복적인 생활이 활력을 잃을 수도 있기에 운동도 좋을 것이라 했다.
저녁 늦게 삼겹살 먹고 차 한 잔 마시고 들어오겠다던 아들은 11쯤 집 도착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잘 자, 짧은 인사를 주고받았다.
아침에 일어나자 남편은 반찬을 싸 달라한다.
조퇴를 하고 아들에게 다녀오겠다 한다.
족히 갔다 왔다 4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곳이지만 아들에게 가는 발걸음이 오늘따라 가볍다.
잘하면 아들과 좋아하는 초밥집 들러 점심 먹고 얼굴 보며 차 한 잔 하고 올 것이다.
직장 때문에 갈 수 없지만 부자지간 끈끈한 정 나누는 이런 날도 좋을 듯하다.
참 고마운 아버지요, 참 자랑스러운 아들과 사는 엄마 또한 행복하다.
*아들
두둑이 얕아서 대파 모종
아직 혼자 일어서질 못한다
호미로 북을 돋우며 생각해 보니
요즘 전화가 뜸하다
기댈 데 없어 주저앉은 걸까?
스스로 북돋우며 잘 살고 있는 걸까?
전화해 볼까,
그만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