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

첫 월급

by 들국화

통장 확인하세요!

다급한 전화다.

얼른 통장 잔액을 확인하니 백삼십만 원 입금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은 아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참 묘하네요, 이런 느낌인가 봐요.

말속에는 진심으로 자신을 스스로 대견해하는 목소리다.

그동안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한 남편에게 그중 백만 원을 보내면서

"고생했네, 아들에게 늘 햇살이 되어주어 고마워."

내 통장에서 10초 머무르다 남편 통장으로 들어갔지만 우리는 먹먹하고 흐뭇했다.

그동안 시험공부 하느라 졸업 후 몇 년을 달려온 아들이었지만 길이 아닌 것 같아

올 5월에 과감히 정리하고 다른 일자리를 찾기로 했다.

혹시 내년에는 합격하지 않을까, 미련이 남지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테지만 세상의 길은

여러 가지이며 할 일은 많지 않겠나.

온 식구가 긴장되고 걱정도 하였으나 결론은 본인이 행복한 일을 하는 게 최우선이라 믿었기에

결정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내렸지만, 막상 전공을 살려 할 수 있는 직업이 있을까, 서른을 넘긴 나이에

새로운 도전이 부담되지 않으려나, 그러나 말없이 응원 보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다행스럽게 세상은 할 일을 주었고 아들은 열심히 강의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첫 월급을 받게 된 날, 하늘을 나는 목소리로 전화를 넣은 것이다.

남편과 나도 첫 월급 받던 날을 생각하며 아들에게 늘 첫 마음 잊지 말고 첫 월급의 기쁨을 안고

최선을 다하여 지금 맡은 일을 잘하라며 다독거려 주고 돌아보니 남편 눈가가 젖어있다.

속울음 타는 나에게 아들은 또 이렇게 전한다.

"엄마 생신이니까 삼십만 원은 선물 사세요"

벌써 선물은 샀으니까 이 돈은 통장에 머물 날이 얼마 없겠지만 그래도 즐겁고 행복한 날.

우리는 둘은 가만히 서로를 쓰다듬어 준다.

그래서 우리는 셋은 가족인가 보다.




*바늘귀에 대고 말하다



처음부터 바늘귀는 좁아서

많은 것을 품을 수 없었는지 몰라


희망 같은 거

꿈같은 거

내일 같은 거


이런 단어들에 목숨 걸었던

당신과 나의 실타래가

빠져나오지 못한 겨울밤


터진 호주머니를 깁기 위해

열 번 스무 번 어그러지는 바늘귀를 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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