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중년

by 들국화

중년 여자 셋 봄밤의 외출이다.

전업 작가와 직장인 둘은 따뜻한 오리탕 집에 앉아 더운 김을 후룩 인다.

뿌연 안개 같은 사는 이야기도 함께 풀어 후후 불어 식힌다.

주로 시어른 이야기, 가족과의 이별, 직장 이야기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코로나까지

맵고 짜고 알싸한 이야기는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말하자면 사는 일은 고만고만하다는 이야기.

뭐 특별한 것도 없는 하루가 모여 삶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가니 그럴 수밖에 없을 터.

한차례 폭풍 같은 흡입이 끝나고 별 목련 진달래 벚꽃 산수유 싸리꽃

그야말로 지상낙원의 산길을 돌아 찻집에 앉았다.

우울증, 발기부전, 글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문우의 눈꺼풀이 자꾸 얌전히 내려오는 걸 본다.

하품이 나고 허리가 아파져 오고

그래, 우리는 이제 늙은 거다.

아쉬워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각자의 터전으로 떠난다.

잘 가, 또 봐, 꽃처럼 손 흔들며 짧은 봄밤의 외출에서 돌아간다.

이것저것 생각들이 따라온다.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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