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는 새벽바람 맞으며 강화도로 떠났다.
어제저녁, 짐꾸러미를 싸느라 내내 땀을 줄줄 흘렸다.
싸고 풀고, 그런 그도 이제 퇴직이 두서너 달 남았다.
33년 동안 아니 63년 동안 여행을 통해 풀려고 한 실타래는 무엇이었을까.
안개가 자주 세상을 덮는 11월.
지금쯤 어느 길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있을까.
휴게소 들러 아침밥을 먹고 커피 한 잔 차에 싣고 어디로 달려가고 있을까.
어디로 가고 있는지 왜 이렇게 떠남을 지병처럼 앓아야 하는지 그는 알고 있는 걸까.
고양이 하라와 32년 기다리는 아내와 콩 타작을 앞둔 콩 꼬투리들과
꽃밭의 국화와 햇살과 아름다운 우리들의 집을 두고 그는 어디로 가는가.
자주 물어보았지만, 별다른 답은 얻을 수 없었다.
그저 우리 동네 당산나무처럼 묵묵히 기다리다 꽃 피우고 푸른 잎 달고
스스로 물들어가는 계절을 서른세 번째 건너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