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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율 Dec 14. 2023

크리스마스에 이웃과 친해지고 싶다면

제3화. 크리스마스에 우리 집에 찾아온 낯선 손님

제3화. 크리스마스에 우리 집에 찾아온 낯선 손님




#1. 인트로


저번 시간에는 크리스마스에 이웃과 친해지고 싶다면을 주제로 책 두 권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 시간에도 책 두권(한국 문학+세계 문학)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시간에 소개해 드릴 책은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인데요.


출처: 김기창,<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


이 책은 제가 좋아하는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시리즈인 위픽(wefic)입니다. 위픽은 weekly fiction의 준말로, 한국 문학에서 가장 최신작을 내겠다는 모토를 가지고 2022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연재하고 있으며 1년에 50편의 이야기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출처: 위즈덤하우스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한국 사람들이 세계 문학은 잘 아는데 한국 문학, 특히 장편 소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마 어렸을 때부터 번역된 세계 명작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위픽이 한국 문학을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단편 소설을 책으로 내는 아이디어가 너무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이런 식으로 한국 문학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작가 정보


김기창 작가님이 사회학 전공이셔서 그런지 대체로 쓰신 작품들이 사회적인 이슈들과 많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작품 <방콕>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문제를, 비교적 최근에 읽었던 <기후 변화 시대의 사랑>지구 환경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 작품 또한 최근에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층간 소음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2. 책 속의 크리스마스 포인트


 1.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이라니?!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은 확실히 크리스마스 시즌의 기대와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 당일보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더 설레는데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설렘이 크리스마스 당일보다 더 크게 느껴져서인 것 같습니다.


2. 크리스마스트리색과 같은 책표지


물론 내용을 읽으신다면 드넓은 초원 위를 뛰어다니는 *코사크족을 떠올리게 하는 표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진한 청록색의 표지가 크리스마스트리를 상상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요?

     

* 코사크족 - 코사크( '방랑하는 자', '얽매이지 않는 자' , '자유인'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서남부 일대를 떠돌던 유목민.


3. 크리스마스 선물


드디어, 층간소음으로부터 벗어난 주인공 예주! 그러나 갑자기 없어진 소음에 지난날 1601호에 퍼부었던 저주(?)에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는데... 그녀가 받게 되는 깜짝 크리스마스 선물은?




#3. 줄거리 소개 & 인상 깊었던 구절


층간소음에서 시작된 크리스마스의 방문!


 주인공 예주는 새로 이사 온 아파트에서 새벽마다 위층 1601호에서 들려오는 쿵쾅거리는 소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분노한다. 그들이 마치 코사크족처럼 점프하며 발을 구르는 춤을 추고 있다고 여겨질 정도! 그녀는 관리실을 통해 전화도 해보고, 편지도 써봤지만 노력이 무색할 정도로 냉담한 1601호의 반응에 결국 핏빛 결말까지 생각하며 폭발한다. 그러다 우연히 교통사고 뺑소니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데...


거짓말처럼 사라진 위층 소음, 과연 1601호의 행방은..?





+ 인상 깊었던 구절


가장 재밌는 부분은 1601호에게 전달할 편지 내용(22~25p)이 등장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가장 강한 제재가 과태료였다. - 11p


폭력만이 성인들에게 공동체의 윤리를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일까? -21p


소통과 대화는 총칼을 막는 방탄복이고, 이해와 배려는 단단한 지혈대이다. - 32p


성인의 일탈적 충동조차도 돈만이 다스릴 수 있는 것일까? - 40p


비난과 의심의 눈초리만이 타인의 고통에 반응토록 하는 것일까? - 54p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중간중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뀌면서 작가의 개입이 이뤄진 부분이 있다. 다소 노골적인 문장들이긴 하지만 이 시대를 향한 좋은 질문들이라고 생각한다.




#4. 소개를 마치며


 저번 시간에 크리스마스에 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제로 책들을 소개해드렸다면, 이번에는 조금 더 범위를 좁혀서 크리스마스에 이웃과 친해지고 싶다면?이라는 주제로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을 추천드렸습니다.


최근 들어 층간 소음에 관련된 큰 사건 사고들이 잇따르고 있으며, 이웃 간의 갈등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은 우리에게 색다른 시점을 선물합니다.


미지로 인한 공백을 채우는 것은 대게 두려움과 혐오, 분노다. 상상력은 층간소음을 줄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혐오와와 분노는 누그러뜨릴 수 있다. - 작가의 말 中


작가는 작중에서 층간소음을 코사크족의 댄스로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작가가 층간소음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시키지 못하는 것도, 미화시키려는 것도 분명 아닙니다.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웃을 이해하고 납득해 보려는 시도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원만한 대화들이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겠죠.


그 이유가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미지의 존재라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을 보면서 필자는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매번 전설의 고향 시간만 되면 저를 데리고 가서 놀아주시던 704호 아주머니, 항상 예뻐해 주시며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모락모락 김이 나는 김치전을 한 소쿠리째 가져와 주시던 11층 아주머니...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이웃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귀해지고 소중해진 지금, 그분들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 p.s 층간 소음에 관련된 재밌는 상상 : 서이제,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서이제, <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 >

서이제 작가, <벽과 선을 넘는 플로우>는 층간소음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눈에 띄는 점은 정말 특이한 플롯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치, 힙합 가사를 연상게 하며 쿵쿵 쾅! 하는 의성어를 사용하는 등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있지만 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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