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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열 Aug 09. 2021

심리적 건강을 회복하는 법 (2)

오늘은 정신건강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는 두번째 시간입니다. 첫번째 시간에, 제가 레지던트 1년차 때 했던 주요 업무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매일 아침 입원 환자에게 잠이 어땠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것이었는데요. 그 때 잠과 함께 물어봐야 했던 게 한가지 더 있습니다.


하루동안 식사를 어떻게 했는지 인데요.역시 대략 물어보는 게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 물어봐야 했습니다. 식사를 몇끼니 했는지, 밥은 한공기인지 3/4공기인지 3/2공기 인지, 반찬은 어느정도 먹었는지, 간식도 먹었는지, 입맛은 있었는지 그냥 억지로 먹었는지 등이죠. 잠과 마찬가지로 식욕 변화도 많은 정신질환의 중요한 증상이라서, 입원 치료 중에 나아지고 있는 정도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때엔 수면 패턴과 마찬가지로 식사 패턴도 극과 극으로 바뀝니다. 입맛이 떨어져서 식사량과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과식이나 폭식을 하게 되면서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죠. 심리적 건강과 식이는 분명 연관성이 있는 건데요. 한 예로 우울, 불안을 유발하는 원인 중 중요한 게 세로토닌 호르몬 불균형이고, 음식 섭취 욕구와 관련된 것 역시 세로토닌 호르몬 입니다. 


수면 패턴 변화와 마찬가지로 식습관 변화라는 건 이처럼 정신건강 악화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정신건강 악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한 예로, 폭식증, 거식증 등 섭식장애의 중요한 원인이 불규칙하게 불규칙한 양을 먹는 식습관이거든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상담할 때 매번 우울, 불안한 증상의 변화는 종종 물어보지 않기도 하지만, 잘 먹고 있는지는 꼭 물어봅니다. 잘 먹는다는 게 많이 먹는 게 아니라 규칙적으로 적당한 양을 먹는지 그리고 체중 변화는 없는지 체크하는 것입니다.


먹는 게 왜 중요할까요? 잠과 마찬가지로 먹는 건 생존의 기본입니다. 그런 기본이 규칙적인 패턴인 것과 불규칙적인 패턴인 것은 차이가 큽니다. 불규칙적일 때에 몸은 긴장상태가 됩니다. 자율 신경계 과잉 활성화라고도 하고 교감 신경 항진 상태라고 하죠. 불안정한 신체는 불안정한 감정을 야기합니다.


긴장과 이완이 균형있게 분배되는 게 신체적 심리적 안정에 정말 중요한데, 늘 긴장상태에 있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애쓰느라 감정적 에너지 소모가 많아집니다. 딱히 무엇인가 의미있는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금방 지치죠. 그러다 소진되어 우울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잘 먹는다는 것은 많이 먹는 것이 아닙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적당량 먹는 것입니다. 신체적 건강 관리에 중요한 건 기본이고, 심리적 건강 관리에도 정말 중요하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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