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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는 일제강점기와 민주화 항쟁을 떠오르게 하는 곳!

선경 준치 회집과 만선 식당, 목포 갓바위, 연희 슈퍼, 시화 골목 투어

by Someday


북항 목포 해상 케이블카 스테이션에서 15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

해안로 57번 길에 있는 선경 준치 횟집.

'묵'따라 아무 생각 없이 따라나선 해안로가 크게 낯설지 않다.

목포항 국제여객터미널 쪽으로 좀 더 달려가면 3년 전 우럭 탕 맛에 퐁당 빠져들었던 만선 식당이 있더라.



선경 준치 횟집 맞은편으로 바라보이는 고하도와 전망대


목포 해상 케이블카는 쉬지 않고 오간다. 오른쪽 아래 고하도 전망대가 네모난 점으로 보인다.

해안로를 5분여 정도 산책할 수 있는 거리에 공용주차장이 있다.

선경 준치 전문점 앞에 세워도 되지만 다도해와 고하도 풍경을 오른쪽에 두고 잠시 걷는 것도 괜찮다.


고하도가 보이는 다도해 애니메이션



마른 우럭 지리 2인분이 푸짐하다.


'묵'은 개운한 국물 맛을, 나는 쫄깃한 우럭의 식감을 즐긴다.


공정여행 팸투어[6]- 영화 <1987> 촬영지, 연희네 슈퍼와 시화 골목

식사를 마치고 왼쪽으로 고하도와 다도해를 두고, 다시 주차장으로 걸어간다.


붉은 열매 먼나무와 붉은 동백꽃

주차장 뒤쪽으로 먼나무 붉은 열매와 동백나무 붉은 꽃이

미세먼지 가득 드리운 세상 아랑곳하지 않고, 도도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견하고 곱다.





잠시, 3년 전 공정여행 팸투어로 돌아보는 연희네 슈퍼, 시화 골목, 만선 식당

1930년대 점령군 일본인들 유희와 환락의 장소였던 유곽 거리가 지금 서산동 12-32 <연희네 슈퍼>가 있는 곳이다.

목포는 일제강점기와 민주화 항쟁을 떠오르게 하는 장소가 그대로 담아있다.


1945년 일본 패망한 후, 일본 시모노세키 등지에서 쫓겨난 조선인들은 귀국 후, 텅 빈 유곽에 수용되기도 했다.

일본으로 끌려갔던 조선인들이 조선을 점령했던 일본인들 환락의 장소에 정착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은 4·13 호헌 조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한열 최루탄 사망사건 등이 도화선이 됐다.

영화 <1987>에서 삼촌 한병용(유해진 분)과 조카 연희(김태리 분)가 살던 집이 연희네 슈퍼다.

이한열(강동원 분)과 연희는 슈퍼 앞 평상에 앉아 시국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1987> 영화 촬영지 - 목포 연희네 슈퍼


영화 <1987> 연희 슈퍼와 맞은편 백양 세탁소 애니메이션 - 영화 <택시 운전사> 초록 택시도 한 대 서 있다.


일본에서 쫓겨난 재일조선인들을 받아들였던 연희네 슈퍼 일대는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번에는 목포로 쫓겨온 피란민들을 품어준 곳이다.

피란민들은 유곽 거리 일대와 연희네 슈퍼 근처 언덕 등에 판자촌을 세우고 정착, 고된 삶을 지키며 살아왔다.

사진: 영화 <1987> 연희네 슈퍼 골목 촬영 중! - 사진: 네이버 영화 스틸 컷


사진 왼쪽, 연희 슈퍼 방공호 입구 / 오른쪽 세로사진, 방공호 출구

연희네 슈퍼는 실제 이 동네 문구점이자 상점이었다.

상점 안으로 방 한 칸과 주방이 달리 건물이다.

건물 뒤로는 두세 평 정도의 마당과 화장실이 있다.

이 집의 비밀은 건물 뒤쪽 마당 앞 뚫린 30m에 달하는 동굴에 있다.

이 동굴은 일제강점기 때, 미군 폭격 등 전쟁을 대비해 일제가 조선인을 동원에 파놓은 방공호다.

근대 아픈 역사 현장이 작은 동네 가게 뒤편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연희네 슈퍼 뒤쪽, 방공호 내부

공정여행 팸투어[6]- 영화 <1987> 촬영지, 연희네 슈퍼와 시화 골목

서산동 시화 골목길엔 시와 그림이 있고, 이야기와 추억이 있다.

계단을 밟으며, 가파른 골목길을 오른다.

남겨진 추억은 우리 마음을 더없이 따스하게 하는데, 이어지는 고된 삶의 이야기로 잠시 울컥하기도 한다.


목포시는 2016년 <서산동 시화 골목길>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엔 서산동 주민들이 지은 18점 시와 지역사회 시인 11명이 지은 21점 시, 목포지역 6명 화가의 목판 시화작품 등이 담긴 예술 골목으로 재탄생했다.


서산동 시화 골목길 작품, 애니메이션


좁다란 비탈길 따라 서산동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정겨운 작품들로 가득 차 있다.

바다, 하늘, 별, 일상, 낚시 풍경, 배 그림 등을

소재로 다양한 기법의 벽화 작품들이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생생한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다.


주민과 지역 작가가 함께 참여해 만들어 온 <시화 골목> 허물어지고 쓰러져 가던 골목길은

어느새 활력 넘치는 목포와 전남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골목이 끝나는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목포항은 평온하지만 눈부시다.

과거 이 일대엔 발에 치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살았고, 항구는 항상 붐볐다지.

항구는 다시 도약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다.

목포는 굴곡진 아픈 역사에 침묵하지 않았다.

이곳에 정착한 이들은 일제 잔재를 뿌리 뽑았고, 전쟁과 시국의 아픔을 모두 품어 안고 살아왔다.



시화 골목에서 바라보이는 목포 앞바다, 다도해


서산동 시화마을을 언덕에서 내려오니, 맛있는 점심 식사가 기다리고 있다.

목포 맛집, 서민적인 만선 식당에서 매콤한 우럭탕에 쓱 빠져든다.

'목포는 맛있다. 역쉬~!'


목포 근대역사 1관과 이훈동 정원은 다음 글에 따로 올릴 예정이다.





다시 2021년 12월 11일 목포로 돌아온다!

PM 4시가 되어간다.

목포 용해동 해안가에 있는 갓바위에 들려 광주로 향할 예정이다.



목포 갓바위는 천연기념물 제500호.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영산강 하구에 위치해 있다.

풍화작용과 해식 작용으로 형성된 풍화혈(風化穴; tafoni)로서 삿갓 쓴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다.





갓바위 맞은편 멀리, 영산강 하굿둑이 보인다.


영산강 하굿둑


다도해에 내리는 저녁 햇살

갓바위를 돌아 나오는 길,

잠시 미세먼지 뚫고 다도해에 내리는 햇볕으로 눈이 부시다.



우리는 일부로 영산강 하굿둑까지 갔다 되돌아 나온다. 짧지만 신나는 드라이브!

이젠 광주로 향한다.




광주 PM 7시경 도착.

유탑 호텔 12층에 여장을 푼다.


유탑 호텔 입구 / 유탑 호텔 외관


디럭스 레지던스 더블 디럭스 내부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2층 로비

치맥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한다.

오늘은 TV를 켜고 연합뉴스를 본다.

그런데 이곳은 또 YTN 채널이 잡히질 않는다.

온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

암튼 곧 눈꺼풀이 무거워졌고, 10시 30분쯤 잠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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