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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Dec 29. 2021

남원 광한루원 겨울여행 스케치

취타대 연주 퍼레이드 즐기고, 오작교 건너 춘향아씨 만나기


광주 무등산 원효사에서 출발한 지 1시간 남짓 지난 PM 3경에 남원 광한루원에 닿았다.

광한루원 정문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이 녹색 고리 모양의 옥지환이다. 



옥으로 만든 이 가락지는 춘향이 몽룡과 이별할 때 준 정표다. 

암행어사 출두한 몽룡이 춘향의 사랑을 확인할 때 쓰였던 정표로 굳은 사랑의 언약을 나타낸다. 



매일 AM 11시,  PM 3시 취타대 공연이 있다. 

우리도 15시경에 도착, 취타대 공연을 즐겼다. 

남원 시민들로 구성된 단원들이 관광객을 위해 연주 퍼레이드를 펼친다. 



12월 12일, 이날 미세먼지는 제법 걷혔지만, 오후엔 꽤 쌀쌀했다. 

오후부터 찬바람이 불어오고, 밤엔 한파 주의보도 내렸던 날이다.  

취타대 연주자들도 좀 추워 보였지만, 열심히 꽤 오랫동안 광한루원 전체를 돌며 연주해서 조금 놀랬다. 

처음엔 정문 입 출구 공연만 하고 끝내는 줄 알았는데.


느릅나무과 팽나무

이 수려한 팽나무는 470여 년 전인 조선 명종 13년(서기 1558년)에 심어졌다. 

광한루원 조성 전, 옛 '남사관' 마당 정원수로 있던 것을 기증받았다고 한다. 


완월정

1971년 세운 수중 누각이다. 

완월정은 아름다운 달나라 풍경 같은 광한루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지은 누각이다. 

저곳 누각에 오르면, 광한루가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현재, 춘향제 등 행사에서 공연 무대로 활용된다. 



완월정 건너편인 이곳에 현대적인 모습의 열기구가 떡 버티고 있다. 

눈길은 가나, 특별한 쓰임이 궁금해 찾아보았으나 기록이 안 보인다. 


영주각은 영주 한라산을 형상화 한 곳


왼쪽 금강산을 형상화한 봉래 섬과 가운데 광한루가 보인다.


광한루

광한루는 황희 정승이 남원에 유배생활 때 지은 누각이다. 

광통루라 불렸으나 세종 26년(1444년) 정인지가 전설 속 달나라 궁전인 '광한청허부'를 닮았다 하여 

광한루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이후 선조 15년(1582년) 정철이 건축물 앞에 다리를 짓고, 그 위를 가로질러 오작교라는 반월형 교각의 다리를 놓았다. 

광한루는 정유재란(1597년) 때 불에 탄 것을 인조 4년(1626년)에 다시 지은 것이다. 

북쪽 중앙 층계는 점점 기우는 건물을 지탱하기 위해 고종 때 만들어졌다. 



광한루 앞에서 바라본 풍경, 

가운데 한라산을 형상화한 영주각, 오른쪽 금강산을 형상화한 봉래 섬이다.


광한루 옆 뒤쪽

광한루는 평양 부벽루, 밀양 영남루, 진주 촉석루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누각 중 하나다. 

이곳은 가장 긴 역사와 인공 조경을 갖춘 것이 특별하다.  

아름다운 광한 누각은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도 품고 있다. 

누각 마루 위는 재판소로, 누각 마루 아래는 감옥으로 사용되어, 군데군데 그 아픈 흔적이 남아있다. 



광한루 뒤쪽에 있는 비석 군이다. 

남원에 부임했던 부사, 관찰사, 어사 들의 사적비 및 선정비 등이 이곳에 모여있다. 

예전에는 남원시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도시개발 과정에서 소실과 훼손 방지를 위해 이곳에 옮겨 놓았다. 

비석 제작 연대는 조선 중기부터 후기까지로 남원의 역사와 비석 형식 변천사를 엿볼 수 있는 자료다. 


광한루 뒤쪽


광한루 오른쪽에서 바라본 풍경, 왼쪽 봉래 섬, 오른쪽 방장정

누각 앞 호수에는 전설 속 삼신산인 영주(한라산), 봉래(금강산), 방장산(지리산)을 

각각 영주각, 봉래 섬, 방장정으로 형상화해 놓았다. 

우리 멋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왼쪽 방장정과 오른쪽 오작교                                          


왼쪽 봉래 섬과 오른쪽 방장정, 자라 돌에 앉은 '주주' / 자라 돌 위에 앉은 '묵', 뒤로 오작교

옛날에도 행사하는 남의 사진,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주로 찍어 오긴 했지만,  

최근엔 환자 같단 소릴 자주 들어, 아예 사진 찍히길 거부하는 주주다.

기운 없어 보이는 핏기 없는 얼굴에 주름까지 드러나는 데, 누가 찍고 싶겠나! ㅋ


구름에 가린 해를 마주 보는 각도에서 오작교 풍경, 애니메이션

오작교는 폭 2.8m 길이 58m로 4개의 구멍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홍예다리다. 

홍예다리는 양쪽 끝은 처지고 가운데는 높여서 무지개처럼 만든 둥근 다리다.

선조 15년(1582년), 부사 장의국이 삼신산(영주 한라산)과 더불어 조성했다. 


잠시 저물어 가는 해를 바라보며, 춘향과 몽룡, 향단과 방자의 모습을 쓱 디밀어 놓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볼만한 아름다운 곳이다. 


오작교를 건너와 바라본 풍경

해를 비스듬히 등지고 서니 마치 다른 장소처럼 밝다. 

그새 머물던 회색 구름이 다 스쳐 지나갔나?

그럴 리가!



춘향을 이렇게 만나고 싶진 않았다. 

당시 춘향의 괴로운 심정, 어려운 사정이 얼마나 힘들지 세상 사람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도 앳된 얼굴은 괴로움을 안으로 삭히며 담담한 표정으로 옥살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믿음과 사랑으로 이겨내는 얼굴인가!


곧 임인년(壬寅年) 새해엔 좋은 일 많이 생기길!

춘향은 물론 우리 모두에게.

'2022 임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춘향관 내부 /  외부


월매 집을 월담으로 바라보니,  이도 멋진 풍경이네!



월매의 집은 우리 고전 '춘향전'의 무대가 된 곳이다.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은 광한루 구경 길에 그네를 타고 있던 성춘향에게 반하여 사랑을 하게 된다. 

이 집은 두 사람이 백년가약을 맺은 곳이기도 하다.

춘향 어머니 이름을 따서 월매집이라 부른다. 


춘향과 몽룡, 사이에 월매 엄니


월매집 부엌 - 방자와 향단의 사랑도 몽룡과 춘향 못지않을 듯


월매집 별채, 물레 방아, 사랑의 동전 던지기, 장독대

'사랑의 동전 던지기' - 복 항아리 안에 던진 동전이 쏙 들어가면, 영원한 사랑의 언약을 맹세하는 '사랑가'인 '...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음악이 덩더꿍~ 더덩꿍~ 흘러나온다.


한시실

한시길과 옛 그네가 있는 전통놀이 체험장은 패스!

예까지 왔는데, 곡성 기차마을쯤은 더 들려가고 싶지만, 집으로 돌아가려면 갈 길이 멀다. 

해 지고 나면, 추위가 맹위를 펼칠 테고 서둘러 발길을 돌린다. 

남원 광한루원 겨울여행 스케치 끝~!

다음에 다시 오기 위해서라도, 다른 어떤 곳은 남겨두고 가는 걸로!


남원 송월교


광한루원 담벼락, 동학혁명 유적지로서 광한루원을 알리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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