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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Jan 18. 2022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

사랑스러운 초보 마녀 키키의 좌절과 성장을 다룬 이야기


Kiki's Delivery Service, 1989

개요 애니메이션, 모험, 판타지, 가족 / 일본 / 102분 / 2019 06 재개봉, 2007.11 개봉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출연 타카야마 미나미(키키와 우슐라 목소리), 사쿠마 레이(고양이 지지 목소리), 야마구치 캇페이(톰보 목소리)


  <마녀 배달부 키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다른 애니메이션들 보다 밝고 경쾌하다.

사랑스러운 소녀 키키는 초보 마녀다.

키키는 누구에게나 희망을 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키키의 좌절과 성장과정은 마녀나 사람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야자키 감독은 키키가 문제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히사이시 조 (Kiki`s Delivery Service)의 아름답고 경쾌한 OST ‘바다가 보이는 마을’, ‘상심하는 키키’ 멜로디는 조용하고 단조롭지만 편하고 따뜻하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행복해진다.

우리는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마녀 키키와 함께 세상을 훨훨 날아다닐 수도 있다.  



  마녀는 13세가 되면 부모 곁을 떠나 독립적으로 1년간 자립 수행을 해야 한다.

키키도 독립하기 위해 정든 집과 사랑하는 가족을 떠난다.

마녀 엄마와 인간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키키도 마녀 수습기간을 보내기 위해 보름달이 뜬 밤,

가족과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며 먼 길을 떠난다.



  검은 원피스, 빨간 머리띠, 빨간 구두를 신고, 일기 예보를 듣기 위해 아빠의 라디오까지 챙겨 들었다.

초보 마녀에게 날씨 변화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돌풍이 불거나 비바람이 몰아치면 하늘을 안전하게 날아가는 것도 쉽지 않다.

키키에게 나는 일은 아직 어렵고 고되다.

그런 키키를 자립시키기 위해 떠나보내는 부모님의 얼굴에도 밝은 모습 뒤로 걱정이 비친다.

검은 고양이 지지와 함께 빗자루를 타고 출발하던 날, 키키의 얼굴에도 설렘과 걱정이 교차한다.

빗자루를 타고 날 수 있는 것 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키키는 마녀라기보다 이웃집 친구 같은 소녀다.

키키는 좌절하기도, 흔들리기도 하지만,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간다.

 


  키키는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을 발견하고 그곳으로 향한다.

항구 마을에 불시착한 키키는 높은 시계탑에서 만난 할아버지께 마을에 마녀가 사는지도 물어본다.

할아버지는 "옛날엔 심심찮게 마녀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엔 통 보이질 않는다."라고 하신다.

마녀와 인간이 함께 어울려 살던 시절이 있었지만, 언제부터인지 마녀나 마법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듯했다.



  드디어 마을에 도착하지만 그곳에 마녀 키키를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무관심하니, 키키는 풀이 죽어 마을을 헤맨다.

얼떨결에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게 된 키키는 경찰에게 붙잡히면서, 첫날부터 우여곡절을 겪는다.

'톰보'라는 또래 친구의 재치와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온다.

13세 마녀 소녀가 객지에서 독립하기란 이렇게 어렵구나!


  정처 없이 마을 길을 걷던 키키는 마음씨 좋은 빵집 주인 '오소노' 아줌마 부부를 만나게 되고, 빵집 2층에 비어있던 전망 좋은 방에서 살게 된다.

맑고 긍정적인 예의 바른 키키는 좋은 인간 어른을 만나면서 조금씩 안정되어간다.



  키키는 독립했으므로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

빵집 일을 도우면서 키키는 빵 배달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키키는 마녀의 빗자루 타는 능력을 활용해 택배사업을 시작한다.

스스로 일을 하게 되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마법 수련이 시작된 것이다.



  성실하게 일하던 키키는 변덕스러운 날씨로 배송 중 추락하는 어려움도 겪는다.

이번엔 언니뻘 되는 좋은 친구 '우르슬라'의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난다.  

우르슬라는 여름이면 숲 속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며 사는 자유분방한 화가다.

키키는 빵 배송 일을 통해 손녀를 사랑하는 인자한 할머니도 알게 되고, 친구 톰보도 키키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키키는 마녀지만, 점을 본다든가 요술을 할 줄 모른다.

오직 갖고 있는 '하늘 나는 능력'을 적극 활용, 배달 일에 잘 적응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날아다니는 능력을 잃게 되면서 시련이 찾아온다.

키키도 자신이 날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도 성장과정의 아픔인가 보다!

혼자 나는 연습을 계속해보지만, 더 이상 날지 못하니, 결국 택배 일도 못하게 된다.

자립하는 생활에 차질이 생긴 키키는 상실감이 크다.

톰보는 힘들어하는 키키에게 가까이서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톰보는 하늘을 나는 것에 관심이 많은 인간 소년이다.

자전거에 프로펠러를 달아 하늘을 날겠다는 야무진 꿈도 갖고 있다.

톰보는 실제 이 자전거 뒤에 키키를 태우고 동네 한 바퀴를 돌기도 하지만, 아직은 날 수는 없는 자전거다.

어느 날, 톰보는 키키에게 친구들과 함께 비행선 구경을 가자고 권하지만, 키키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날 수 없는 초보 마녀 키키는 그럴 마음이 아니었다.


  키키는 흑백 TV에서 비행선 사고가 일어나는 소식을 보게 되고, 그곳에 있는 톰보를 발견한다.

놀라고 걱정되는 마음에 급히 현장을 향해 달려간다.

사고 현장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톰보에게로 가까이 갈 수조차 어쩔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태다.

 


  위험에 빠진 톰보를 구하기 위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 키키는 근처에 있던 청소부의 대걸레를 빌려 하늘 나는 마법을 시작하려 한다.

긴박한 상황에서 키키의 집중과 간절함이 드디어 대걸레를 움직이게 한다.

키키는 대걸레를 타고 하늘로 날아가 톰보를 구해낸다.



  마녀의 삶도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련도 겪고, 아파도 하고, 고민도 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 나간다.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아가며 쑥쑥 성장하는 키키의 이야기는 어른에게도 힘이 된다.

자기가 가진 능력으로 일을 하고,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13살 마녀의 이야기가 정겹고 훈훈하다.

키키는 바라만 보아도 행복을 '스르르' 전이시키는 마법 소녀다.

키키 본인은 그런 능력까지 있는 줄은 계속 모르고 살아가겠지만.    




2019. 04 K현대미술관 캐리터 숍, 마녀 키키와 검은 고양이 지지 zㅣ


  과부하에 걸렸던 Dear My Brain에게 쉼을 주던 날, K현대미술관 캐릭터 숍에선 마녀 키키와 검은 고양이 지지를 만나 더 즐거웠다.

사랑스러운 키키는 저 날도 쉬지 않고 곧 날아오를 기세였다.

 『뮤지엄 테라피 : 디어 브레인 (Museum Therapy : Dear Brain)』을 통해 나의 뇌를 잠시 쉬게 하고 나오던 길, 저 날은 키키에게 "오늘은 너도 잠시 쉬렴!' 이렇게 말해주고 나왔다.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는 저자 ‘가도노 에이코’가 직접 쓴 다정다감한 생활 글이다. 도서출판 지식여행에서 2018년 12월 초판 발행.


  키키를 생각하며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책을 들여다보았다.

<마녀 배달부 키키> 원작가인 가도노 에이코가 핑크 원피스를 입고, 딸기 색 립스틱을 바른 채 웃고 있다.

머리엔 은발이 내렸지만, 얼굴은 생기발랄함이 가득하다. 마치 사랑스러운 마녀 키키를 만난 것처럼 기뻤다.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에는 그녀의 82년간 삶이 녹아있다.

지혜롭고 흥미로운 생활 레시피가 가득 담겨있다.

생기 넘치는 일상이 반짝거리는 활자 속에 일어나 밖으로 걸어 나와 우리 손을 잡는다.   

에이코 할머니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수많은 책과 단순한 틀의 책장들, 좋아하는 딸기 색, <마녀 배달부 키키> 탄생비화, 벽 그림, 수첩, 추억, 현관 연출 팁, 정원과 잡초, 걷기, 침실, ‘나의 하루’ 등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마녀 배달부 키키>는 에이코의 글과 딸의 그림 속에서 태어났다.

1953년 대학교 1학년이던 에이코는 <라이프>지에서 ‘새 눈으로 바라본 뉴욕 거리’라는 흑백사진을 보고,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안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십여 년 세월이 흐른 후, 에이코는 열두 살 된 딸이 그린 마녀 그림을 보고, 옛날 보았던 뉴욕 거리 사진이 떠올랐고 두 개의 그림은 머릿속에서 한데 포개진다.

에이코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상상세계가 드디어 문을 열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에이코는 평범하지 않은 패션 센스를 지녔다. 자유로운 액세서리, 안경과 백발로 개성을 맘껏 연출하는 패셔니스타다. 다양한 색깔의 같은 디자인 원피스를 즐겨 입는다. 편한 작업복도 소개한다, 특히 립스틱으로 화사한 얼굴 표현하기를 강조하는 멋쟁이 할머니다. 본인의 여행을 바탕으로 쓴 자전 동화 <라스트 런>의 배경 설명과 소개도 담겨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CZKv_Vvw74     히사이시 조 - 마녀 배달부 키키 ost


https://www.youtube.com/watch?v=3ieYNY3yAVs    바다가 보이는 마을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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