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동화 [The Borrowers]를 지브리 스타일로 만든 애니메이션
개요 애니메이션, 판타지 / 일본 / 94분 / 2010. 09 개봉
감독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출연 시다 미라이(아리에티 목소리), 카미키 류노스케(쇼우 목소리)
<마루 밑 아리에티>의 원작은 영국 동화작가 메리 노튼의 판타지 소설 시리즈 (1952년~1982년 전 5작) [The Borrowers]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이다.
2014년 <추억의 마니>를 감독한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의 작품이다.
엄지공주처럼 작은 소녀 아리에티는 녹음에 둘러싸인 시골 낡은 저택 마루 밑에서 살고 있다.
아리에티는 키가 10cm 정도인 14살 소녀다.
소인인 아빠와 엄마와 함께 마루 밑 지하에서 안락하고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햇살 따사롭던 어느 날, 소년 쇼우는 외할머니 댁인 이곳 저택에 도착한다.
쇼우는 정원에서 급히 스치듯 사라지는 아리에티를 보게 된다.
이 시골 저택은 쇼우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이다.
부모님은 이혼하고, 각자 외국에서 자기 일에 바쁘시다.
외로운 쇼우는 이제 일주일 후면, 심장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그동안 이 집에서 요양차 쉬어갈 예정이다.
소인 세계에도 그들 나름의 철칙이 있다.
사람들에게 정체를 들키면 살고 있던 그 집을 당장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소인 가족은 마루 위 사람들 물건을 몰래 빌려 쓰며 살아가고 있지만,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소량의 물건들을 슬쩍 날라다 쓰고 있을 뿐이다.
14살 아리에티도 이제 부모님 도움 없이 마루 위 인간 세상으로 올라가 필요한 물건을 빌려올 때가 됐다. 아리에티는 사람들이 쓰던 빌려온 빨래집게로 긴 머리를 질끈 묶고, 작업할 줄과 구슬 달린 핀 챙겨 들고 아빠의 안내로 모험을 시작한다.
아리에티는 아빠와 함께 각설탕과 휴지를 빌리기 위해 생전 처음 커다란 사람이 사는 1층으로 들어선다.
아리에티의 첫 작업 목표는 각설탕이다.
생쥐와 바퀴벌레의 방해 공작에도 무사히 주방에서 각설탕을 챙긴다.
각설탕 한 개를 배낭에 챙겨 넣고, '빌리는 거 재미있어요.'라며 신이 난 아리에티는 사람이 사는 집안을 둘러보며,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아리에티는 당당하게 두 번째 목표인 티슈를 얻으러 혼자 2층 방으로 향한다.
그런데 하필 들어선 방에서 저택에 요양을 온 인간 소년 쇼우가 어둠 속에서 아리에티를 지켜보고 있었다.
당황한 아리에티는 각설탕까지 떨어뜨리고 급히 빈손으로 마루 밑 집으로 돌아온다.
아빠는 '모든 위험은 멀리할수록 좋은 것이니까' 인간에게 가까이 가선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곧 이사할 곳을 찾아보겠다고 나선다.
아리에티는 아빠와 엄마를 통해 사람은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쇼우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게 되면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엄마는 곤히 잠들고, 아빠는 일에 열중인 시간을 틈타 아리에티는 몰래 쇼우를 찾아간다.
인간은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쇼우의 다정한 모습에 점점 더 마음을 열기 시작한 아리에티. 마루 밑 세계 규칙을 어기고 쇼우에게 다가가던 어느 날,
먼 곳까지 이사할 집을 찾아다니던 아빠는 숲에서 발을 다쳐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소인 소년 '스피라'의 도움으로 무사히 귀가한다.
아리에티는 용감한 야생 소년 스피라의 존재를 보고, 기쁨과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다.
소년 쇼우가 소인을 대하는 태도는 편견 없는 진심이다.
외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소인의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해서인지 관심은 있지만, 어느덧 방관자 태도를 취하고 있다.
가정부 아줌마 하루는 소인을 쥐나 벌레 대하듯 심한 편견으로 바라본다.
택에 소인이 살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 하루는 막무가내로 소인을 더 멸시하고 하찮게 대한다.
소인 가족에게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아리에티 가족에게 예기치 않은 위험이 찾아온다.
아리에티와 아빠가 집을 비운 사이, 엄마가 하루에게 잡혀 가고 말았다.
하루는 아리에티 엄마를 잡아 병에 가두고, 주방 창고 선반 위에 숨겨두기까지 한다.
아리에티는 쇼우를 찾아가 엄마가 잡혀갔다고 알리고, 쇼우의 도움을 받는다.
두 사람은 힘을 합해 부엌까지 들어간다.
쇼우가 하루 아줌마의 시선을 끌 동안 아리에티는 엄마를 구출, 일단 가까운 곳으로 도망간다.
이 작은 사회에서도 누구에게나 편견 없이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소년 쇼우, 무관심한 방관자 외할머니, 편견과 아집으로 자기보다 약한 자를 하찮게 대하는 하루. 이 세 사람의 태도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한 사람의 심한 편견으로 선량한 가족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안락하던 보금자리까지 잃게 되는 과정이 현실과 다르지 않았다.
드디어 아리에티 가족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날 결심을 한다.
쇼우는 아리에티에게 이별 선물로 각설탕 한 개를 건넨다.
그리고 "아리에티 너는 나에게 심장의 일부분과 같은 존재야, 잊지 않아, 영원히"라고 말한다.
아리에티도 그동안 머리핀으로 빌려 썼던 빨래집게를 쇼우에게 돌려준다.
쇼우도 이젠 살아갈 이유가 생겼다며, 심장 수술도 잘 받고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아리에티와 굳게 약속한다.
일반 인간 소년과 소인 소녀의 이별 장면이 애틋하다.
두 사람 이별 모습을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던 파스라는 일반 사람 소년 쇼우에게 활을 겨눈다.
잠시 활을 겨눈 채 갈등하던 파스라는 그 활을 거두어들이고 그대로 자리를 피해 준다.
소인 소년의 의젓한 태도에서 깊고 넓은 마음이 느껴진다.
때 묻지 않은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수채화처럼 투명하고 곱다.
이사 가던 날,
아리에티 가족은 강가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스피라 안내를 받으며 새로운 정착지를 향해 출발한다.
앞으로 아리에티와 가족에게는 어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우리가 알지 못하던 이런 소인 세상도 존재할까!
살아가는 일은 항상 순탄치 만은 않다.
외모부터 보통 사람들과 같지 않다는 것,
더 크고 강한 것이 아닌,
너무 작고 약해 보인다는 것은 치명적일까?
그냥 사람, 강한 이, 작은 인간 모두에게 삶은 녹녹한 일이 아니다.
다르다는 것이 특별한 대우는 받지 못해도 다 함께 잘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였음 좋겠다.
'작지만 기운 넘치는 소녀
마루 밑에서 계속 사람들의 물건을 빌려 사네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우울했지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머리칼에 바람을 느끼고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
너에게 꽃을 전하고 싶어
마루 너머는 다른 세계
아름다운 나비들이 춤추고 있네
나를 기다리고 있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나의 작은 세계
싫어하지 않지만
너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싶어
기쁨과 슬픔은 항상 하나로 뒤섞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