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박물관, 솔방울 정원, 라오쿤 군상과 벨베데레 토르소 진품 감상
로마를 동서로 가르는 테베레 강(fiume Tevere)은 이탈리아를 남북으로 흐르며, 총길이 406Km다. 포강과 아디게 강(adige river) 다음으로 긴 강이다. 이 강은 이탈리아 중부 로마시를 관통하고, 티레니아 해로 흘러간다.
로마 건국 신화에 나오는 로물루스와 레무스 형제가 버려진 곳도 이 테베레 강이다. 그들은 성장해서 테베레 강 하류에 도시를 건설한다. 이 도시는 로물루스 이름을 따서 세계적인 도시 로마가 된다. 테베레 강은 로마제국을 있게 한 뿌리다.
강폭이나 길이는 서울을 동서로 흐르는 우리 한강(본류 총연장은 494Km)에 못 미친다. 한강은 한강대로, 테베레 강은 테베레 강대로 역사적 배경과 위치가 다른 만큼 그 고유한 가치는 서로 비교할 필요가 없다. 우리에겐 한강만큼 위대한 가치를 가진 강도 또 없다. '한강의 기적'을 이들도 좀 더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테베레 강에 갖는 관심처럼.
바티칸 시국은 현존하는 세계 유일의 선거 군주국이자 신정국으로 로마시에 둘러 쌓인 내륙국이다. 1984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국경은 벽돌로 쌓인 높은 성벽으로 둘러쳐져 있다. 적의 침입을 대비하기 위한 다른 중세 도시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걸 보면, 신이 주관하는 시국이 아니라 신을 흠모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사는 평범한 도시국가란 생각이 든다. 암튼 옛날이나 지금이나 신이 너무 멀리 계신 듯 느껴지는 건 아쉬운 일이다. 무척 아담한 도시여서 한 국가란 생각이 들진 않는다.
바티칸 박물관은 16세기 교황 율리오 2세가 설립했다. 바티칸 박물관과 통하는 경로는 시스티나 성당과 라파엘로가 장식한 서명의 방이 있다.
바티칸 미술관은 시스티나 예배당을 포함, 바티칸 내에 있는 여러 미술관과 갤러리를 모두 포함한다. 이곳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 산치오 등의 대가들이 남긴 르네상스 걸작 회화와 역대 교황들이 수 세기 동안 수집한 위대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위 사진은 바티칸 박물관 바로 옆으로, 높다란 성벽이 바로 바티칸 시국 국경이다. 박물관 입구는 사진 왼쪽으로 있다.
바티칸 박물관 출구 위 조각상 왼쪽은 미켈란젤로 가운데 교황 비오 11세 문장, 오른쪽이 라파엘로다.
자세히 올려다보면, 조각가 미켈란젤로는 망치를, 화가 라파엘로는 팔레트를 각각 들고 있다.
바티칸 박물관은 대영박물관,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이다. 인류사에 길이 남을 모든 보물들이 이 세 곳 모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입장하는 곳에선 긴 줄로 늘어서서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고, 경비도 삼업 하다. 유럽에서 종종 테러 관련 뉴스가 들려오기도 하니, 긴 줄을 서서 오랫동안 기다려도 당연하다 싶다.
가이드로부터 입장권을 받아 들고, 드디어 바티칸 박물관으로 입장!
입장권 앞쪽에 그려진 두 사람은 라파엘로 명화 <아테네 학당> 중앙에 등장하는 플라톤(왼쪽)과
아리스토 델레스다.
두 사람은 동시대 인물이 아니지만, 라파엘로 명화 덕분에 한 곳에서 만나곤 했던 할아버지들이다.
바티칸 박물관 입장권에서 다시 만나게 되니, 이 또한 작은 기쁨이다.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천천히 2층으로 올라갔다. 붐비는 사람들 속에서 한쪽 귀에 꽂은 이어폰(가이드와 연결된) 소리도 영 시원찮게 들린다.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볼 것인지 설렘보다는 제대로 돌아볼 수나 있을지 살짝 걱정이 앞선다. 바티칸 박물관은 이미 우리 같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2층으로 올라와 옥상정원으로 나가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일단 눈에 보이는 대로 잠시 바티칸 박물관 외관과 정원을 쓱 스케치하고 다시 아래 사진에 보이는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간다.
이곳으로 들어서면 미켈란젤로 '피에타'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피에타'를 실제 마주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셀레는 마음 두근두근하더라!
건물로 들어서자마자, 미켈란젤로 '피에타'가 보여, 반가운 마음으로 인파를 비집고 들어섰다. 그러나 이 작품은 진품이 아니었다. 진품은 성 베드로 성당에 있다고.
나중에도 성 베드로 성당은 박물관 출구 한편으로만 이용(?)한 채 인파 속을 밀려 나왔고, 진품 '피에타'는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 진품에서 유구한 역사의 흔적까지 느끼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이 시작부터 무너져 내린다.
피에타는 자비심, 경건한 마음 등을 뜻한다. 성모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그리스도 시신을 무릎에 안고 비탄에 잠겨 있다. 이 피에타 상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가운데 그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피에타는 피렌체에 있는 다비드상, 로마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 있는 모세상과 더불어 미켈란젤로 3대 작품으로 꼽히며,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완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는 이 건물 입구에서 '피에타' 딱 한 점 감상하고 그대로 돌아 나왔다. 왜? 시간이 없어서, 사람들로 너무 붐벼서, 딱히 중요한 작품이 전시된 곳이 아니어서. - 물론 시간이 없어서였다.
시스티나 예배당으로 가기 전, 회화관(피나코테카) 건물 앞 바티칸 박물관 스퀘어 가든에서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그림 사진 안내도를 보며, 열심히 가이드 설명을 듣는다.
그 유명한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명화는 일단 여기서 이렇게 바라보는 것으로 1차 만족해야 한다.
이 유명한 두 작품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사진 촬영 금지가 아니라, 천지창조를 복원한 일본 기업 NHK 때문이란다. NHK는 복원물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고,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No Flash가 아니고, No Photo다. 이렇듯 복원 가능하다면, No Flash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나 시스티나 예배당 전체가 촬영 금지구역이니, 복원물만 찍으라 할 수도 없겠다.
관광객들은 시스티나 천장화,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안내도 사진 앞에서 이렇게 열심히 미술공부를 하고 입장한다.
시스티나 예배당 안에서는 가이드 행위도 금지라니, 안내 표지판 앞에서 미리 가이딩 하라는 것인가 보다. '이곳 관리하는 분들, 참 친절도 하셔라!' 이런 안내 표지판도 관광객 수요가 많으니 여러 곳에 세워두었다. 이런 상황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로마에 왔으니 로마 규칙대로 잘 따른다.
그러나 30분 넘게 햇볕을 그대로 내리받으며 서서 서양미술사를 공부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다리도 아프고, 3월 청명한 하늘에서 내리는 햇빛으로 머리도 지끈거린다.
여행사에서 미리 자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듯한데, 자료가 방대하니 쉽진 않을 듯하고. 한 여름, 이곳에 서서 미술사까지 공부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쩌려나!
차라리, 바티칸 시국 미술관을 여행하는 이들은 모두 서양미술사 고대 -> 중세 -> 르네상스 -> 바로크 -> 18세기-> 로코코 아니 신고전주의 -> 낭만주의까지 공부하고 와야 입장할 수 있다고 법제화(?)하는 게 낫겠다.
입장하고 나서도 엄청난 인파를 따라 저절로 밀려 나오게 된다. 내가 그 유명한 천지창조 명화를 정말 올려다보고 감상했는지도 알쏭달쏭하다.
'코비드 19 팬더믹' 이후론 예배당도 여유로우려나! 그렇다 해도 세계 어디서나 곧 먼 나라까지 갈 수 없는 상황이니, 차라리 이런 귀한 명화는 그림 속 보물이라 생각하고 컬러 책이나 유튜브로 여유롭게 감상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바티칸 박물관 스퀘어 가든에서 미켈란젤로 천장화 설명을 열심히 듣다가, 다리가 잠시 아파 정원 의자로 가서 앉는다. 가이드 목소리도 멀어진다. 서양미술사 공부도 여기서 끝!
마치 여러 장 화보를 한 장에 담아 쓱 넘겨 보면서 지나친 느낌이었다. 솔직히, 나는 집에서 화보나 노트북으로 편하게 앉아 감상하는 것과 크게 다른 감동을 받을 수 없어서 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곳이다.
회화관(피나코테카)은 건물 외관만 사진에 담아두고, 솔방울 정원으로 향한다. 회화관을 패스했으니,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명화는 못 보고 가는구나! 솔직히 바티칸 미술관에 다녀왔다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다.
솔방울 정원(피냐 Pigna 가든)에서는 커다란 솔방울과 새 조각상이 먼저 눈에 띈다.
피냐 가든은 바티칸에서 민간에 개방하는 유일한 정원이다. 정원 정면에 4m에 달하는 거대한 솔방울 동상이 있고 뒤로 보이는 신관이 브라초 누오보 건물이다. 건물 뒤쪽으론 벨베데레의 안뜰, 피오 클레멘티노 박물관 등이 있다.
청동 솔방울은 성 베드로 성당 정원에서 옮겨 왔다. 로마인들은 사사 사철 푸른 상록수를 사랑했다는데, 우리와 다르지 않은 감성이다.
상록수 열매인 솔방울은 '영원한 로마'를 상징하는 심벌이기도 하다.
솔방울을 보고 뒤로 돌아서면, 정면으로 <천체 속의 천체> (Sfera con Sfera) 황금 구가 보인다. 바티칸에 존재하는 유일한 현대 작품이다.
멀리 서 봐도 번쩍이는 현대적인 느낌이 드는 구가 금방 눈에 들어온다.
나중에 검색하다 알게 되었는데, 구형이 돌아간다고 한다. 쓱쓱 재빠르게 지나치다 보니, 대부분 귀한 작품들의 진가를 미쳐 다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이 종내 아쉽다.
이 작품은 1960년 로마 올림픽을 기념 제작했다. 환경오염으로 병들어가는 지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벨베데레의 안뜰을 둘러싸고 조각 미술관들이 쭉 모여있다.
비오 클레멘스 미술관은 1771년 교황 클레멘스 14세가 세웠다. 이곳은 원래 그리스 로마와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들을 소장하는 곳이었다. 미술관과 전시실은 클레멘스 14세 후임자인 교황 비오 6세에 의해 확장됐다. 현재 비오 클레멘스 미술관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 조각품들이 전시되어있다.
이곳은 시스티나 예배당과 총 54곳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미술관 가장 끝 자락에 있다. 관람객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들어서려면, 다른 전시관들을 모두 둘러보아야 한다.
벨베데레의 정원(Cortile del Belvedere)은 교황 안토켄티우스 8세를 위해 지은 별장의 안뜰로 팔각 정원으로도 불린다. 중앙 작은 분수대를 중심으로 여덟 개의 각 벽면을 따라 대리석 조각상들이 전시되어있다. 이곳도 관람객들로 엄청 붐빈다.
피오 클레멘스 박물관(미술관) 출입구 쪽에 위치한 전시실이다. 방의 형태가 십자가 모양이라 '십자가형 전시방'이라 불린다. 전시실 바닥 중앙에는 위 사진의 모자이크 장식이 깔려 있다. 아테네 여신을 묘사한 작품으로 고대 로마 별장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그리스 십자형 전시실에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와 성녀 헬레나, 대제 딸 콘스탄차 석관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유명한 조각상은 없지만, 대리석으로 표현된 다양한 표정과 생동감 넘치는 근육 등의 표현은 나무랄 데 없이 훌륭했다.
팔각정 안뜰은 유명한 <벨베데레 토로소>를 비롯한 많은 작품들이 전시된 뮤즈 방으로도 연결된다.
뮤즈 방에는 아폴로 신과 아홉 명 뮤즈 여신상은 물론 그리스 저명한 조각가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아폭시오 메노스는 ‘긁어내는 사람’이란 뜻이다. 그리스 조각 주제 중 하나로서 신체에 향유를 바르고 경기를 한 다음 여기에 붙은 흙먼지를 스틀렝기스(stlengis- 금속제나 도기제의 낫과 비슷한 도구)로 긁어내는 선수를 표현한 것이다.
리시포스 작품인 조상(彫像)이 가장 유명하고, 이 조각은 로마 시대 대리석 모각이다.
가운데, 날게 달린 투구를 쓰고 있는 페르세우스 손엔 메두사의 머리가 들려 있다. 안토니오 카노바 (1757~1822)가 조각했다.
왼쪽, 역동적인 고대 그리스 운동선수를 표현한 조각상. 역시, 안토니오 키노바(1800년경) 작품이다. 오른쪽, 역시 고대 그리스 운동선수를 표현했다.
헤르메스는 제우스와 티탄 아틀라스 딸 마이아(혹은 산의 님페)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전령 신이자 여행의 신, 상업의 신, 도둑의 신이다.
날개 달린 모자를 쓰고 날개 달린 신을 신고 두 마리 뱀이 감겨 있는 독수리 날개가 달린 지팡이를 들고 있다. 위 사진에서 헤르메스는 오른쪽 팔과 왼쪽 손이 없다.
헤르메스는 지상에서부터 지하까지 가지 못할 곳이 없다.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 지하의 세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었다. 드리 옵스 딸 페넬로페 사이에서 판을 낳았고, 아프로디테와 사이에서 헤르마프로디토스를 낳았다.
미의 여신 비너스를 나타낸 작품, 베네레 필리체(Venere Felice)다. 옆에 있는 어린아이는 에로스(큐피드)를 묘사한다. 이 작품은 로마시대 장례 양식인 석관 위를 장식하고 있다.
'라오콘 군상(Gruppo del Laocoonte)'은 기원전 2세기경 조각품으로 바티칸 박물관과 헬레니즘 미술을 대표한다.
인간이 고통받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1506년 로마 농부가 발견한 공중목욕탕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트로이 전쟁을 묘사한 대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 나오는 장면이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인물 묘사와 신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트로이 목마의 비밀을 발설한 트로이 사제 라오콘과 두 아들은 신들이 보낸 바다뱀에게 눌려 질식 당해 죽는다. 뒤틀린 라오콘의 몸, 고통에서 벗어나 보려는 두 아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통해 인간의 괴로움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명작으로 꼽힌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일강의 신 (Staute of the Nile recumbent)'은 헬레니즘 시기에 만들어진 나일강을 의인화한 조각상이다. 나일강을 신격화한 이집트 신앙과 의인화한 그리스 미술이 융합된 헬레니즘 특징을 잘 나타낸다.
폴리힘니아(Polyhymnia) 여신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무사히(뮤즈) 중 한 명이다. 시와 찬가, 춤, 팬터마임, 웅변, 기하학, 농업 등 다양한 분야를 관장하는 여신으로 긴 망토와 베일을 걸치고 있으며, 손으로 턱을 괴고 사색에 잠긴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라오콘 군상'과 함께 바티칸 박물관을 대표하는 '벨베데레의 토르소(Belvedere Torso)' 상이다. 기원전 3세기경에 만든 것으로, 트로이 전쟁 영웅 중 한 명인 아이아스 장군이 자결하는 모습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교황 클레멘스 7세가 벨베데레의 뜰로 옮겼다고 한다. 교황은 없어진 팔과 다리를 복원하길 원했지만, 대부분 작가들이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인간의 육체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걸작으로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후대의 많은 조각가들에게 예술적인 영감을 불어넣었던 작품이다.
헤라클레스 청동 조각상. 기원전 2세기경 로마에서 만들어졌고, 정식 명칭은 ‘Hercules of the Theatre of Pompey’이다. 헤라클레스를 상징하는 몽둥이와 사자가 죽을 들고 서 있다.
원형 방을 둘러보고 2층으로 올라가면 촛대의 방이 있다. 레오 13세의 방이라고 불리던 곳으로, 19세기 말 교황이었던 레오 13세 지시로 만들어진 곳이다. 조각상들, 촛대와 꽃병 등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사람들이 물처럼 흘러갔다. 주주와 레드루도 물길을 거역할 순 없으니, 그저 밀려간다. 조각상을 감상했는지, 천정 벽화를 제대로 올려다 보기나 했는지!
테피스트리 회랑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이곳엔 '테피스트리' 직물공예 기법으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클레멘스 박물관 마지막 전시실이다.
고대 지도이다 보니 다 비슷비슷해 보여 특별히 기억에 남는 지도도 없다.
옛 지도에 대해 좀 더 알고 갔다면, 또 다른 감동이 남았을 텐데 이도 아쉽다.
비오 클레멘스 미술관에는 팔각 정원(Cortile Ottagono), 동물의 방(Sala degli Animali), 조각 갤러리와 흉상의 방(Galleria delle Statue e Sala dei Busti), 가면의 방(Gabinetto delle Maschere), 뮤즈의 방(Sala delle Muse), 로톤다(Sala Rotonda), 그리스 십자가의 방 (Sala a Croce Greca), 쌍두마차의 방(Sala della Biga), 촛대의 방(Galleria dei Candelabri) 등의 전시실이 있다.
정신없이 쭉 살펴보고 나온 클레멘스 미술관이었다. 어디를 들렸고 안 들렸는지 그 방 이름조차 다 알 수 없어서 폰카메라에 찍힌 사진을 순서대로 맞춰 보면서 '바티칸 미술관 위키백과'를 참고로 활용했다.
그래도 크게 위안이 되는 건 '라오콘 군상'과 '벨베데레의 토르소(Belvedere Torso)' 진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라오콘의 고통에 일그러진 표정은 가까이 가서 볼수록 그 처절한 모습이 더 생생하게 전해졌다. '인간은 어디까지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까?' 되묻게 한 순간이었다.
벨베데레의 토르소 상 앞에서는 인간의 완벽한 아름다운 형체를 360도 돌아가며 감상하는 행운을 누렸다.
신의 형상을 닮은 사람의 몸을, 차가운 대리석으로 다듬어낸 근육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일 듯하다. 그 생동감이 놀랍다.
어쩌다 보니, 그동안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그림이야기와 세계 역사에 관해서는 여러 번 모니터링할 기회가 있었다. 블로그에 몇 번 포스팅을 하기도 했다. 당시 강사 분들은, '평생 한 번 갈까 말까 한 곳이니, 현지에 가게 되면, 우리가 함께 배운 작품들을 찾아 꼼꼼히 감상해보시라'라고 강조하곤 했다. 그때마다 '꼭 그렇게 해야지' 하던 다짐은 뜬구름이 되어, 바티칸 하늘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