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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록을 위한 『구술과 채록』- 임순철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구술도 꿰어야 이야기와 역사가 된다

by Someday


'기록되어야 역사가 된다.
구술은 역사이기 이전에 기록이다.'


사람들은 매일 말을 한다.

말은 구술이다.
말들은 모여 이야기가 되기도 하고. 기억의 파편 조각으로 남기도 한다.
기억의 조각들은 현재의 관심사를 반영한다.
현재의 경험과 관련성이 적은 기억은 희미해지거나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살아온 날들이 많을수록 더 많은 기억이 쌓여 있는 것도 아니다.

기억이 스스로에게 신뢰를 잃게 되어가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 꼭 노화는 아니겠지만, 기억상실과 혼돈을 거듭하게 되면, 온전한 기억이라 할 수 없다.

가끔은 상상과 기억이 뒤섞이기도 하고.
이야기는 보태지고 변형되기도 하면서 돌고 돈다.


이야기가 글로 쓰이면, 더 이상 변형되지 않고 활자로 남는다.
인간의 기억은 과거를 사실 그대로 재현하지 못한다.
제각각 방식으로 재 형상화한다.
현재 삶이 평온하면 과거는 고통스럽고 불행했어도 그것을 이겨낸 것처럼 기억되기 쉽다.
현재의 삶이 불행하면 과거는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는다.
기억 형성과 재현은 사회적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끊임없이 변화를 겪게 된다.
기억은 유동적이고, 과거 경험은 이야기의 바탕이 된다.
인간은 현재 정체성에 의해 기억을 끊임없이 수정한다.

수정된 기억과 정체성은 한 개인의 역사가 되기도 하고, 정치적 역사적 사회적 구성물이 된다.


DSC_0165.JPG?type=w966 2017년 12월 서울시청 도서관, https://lib.seoul.go.kr/


들어가는 글

1. 구술 채록의 시대

2. 구술 그리고 구술사

3. 기억의 불안정성

4. 이야기를 한다는 것

5. 구술과 채록 그리고 인터뷰

1) 기록을 위한 구술과 채록

2) 기록을 위한 이야기 듣기

3) 구술 채록의 기본 조건

6. 녹취문 등의 채록 정리

1) 구술 채록 일지 작성

2) 음성, 사진, 영상자료 표시

3) 구술내용 목록 작성

4) 녹취문

7. 구술 채록 물의 활용

1) 녹취문 작성

2) 구술집, 자서전, 회고록, 평전 등의 발간

3) 구술 연구

4) 논픽션 다큐멘터리 및 영상물

8. 기록을 위하여

나가는 글


구술을 채록하고 기록한다는 것은 기억을 기록하는 것이다.
구술은 새로운 기록을 발굴해 내는 작업이다.
그것은 과거의 경험을 기억으로 재현한 결과물이다.

기억은 불안정하다. 기억에 의해 소환된 경험도 불안정하다.
본인이 중심에서 경험한 일인지도 혼란스럽다. 실제 자기가 주변에 있었다는 구술은 많지 않다.
자기가 주변에 있었던 일은 이야기하지 않거나 자기가 주변부에 있었던 일을 중심에 있었던 사건으로
왜곡한다.
기억하고 싶은 것은, 스스로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이고, 그것이 기억되어 구술되는 것이다.


구술은 문자 기록의 보완적인 역할뿐 아니라
입체적 조망도 가능하다.
문헌기록을 보완하는 기억, 나와 타인의 기억이
사회적으로 공유되고 개입된다.
그러나 기억은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오가는 매개이고, 기억의 기록은 훗날 역사로 이어질 수 있다.
기록은 역사를 만나는 방법이다.
역사가 되면, 미래의 또 다른 우리와 만나게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소소한 구술도 꿰어지면 이야기가 되고, 작품이 되고, 역사가 된다.

읽기만큼, 말하기와 쓰기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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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임순철은 국문학, 신문방송을 전공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1년부터 개인, 기업, 공공의 기록 생산과 출판 등의 업무 영역에서 구술
인터뷰를 진행, 채록, 활용해왔다.
현재 사람·문화·역사·사회를 기록하고 연구하는 한국기록연구소와 개인 기록 출판 회사 ㈜아이스토리 대표로 있으며, 기록과 자서전의 의미 등에 관한 강연도 하고 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2236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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