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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pr 23. 2022

<힐빌리의 노래> - 드러난 미국 사회의 계층 문제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빠 찬스'의 계층 대물림은 우리 사회도 문제


Hillbilly Elegy, 2020

개요 드라마 / 미국 / 116분 / 2020. 11. 24 개봉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에이미 애덤스(베브), 클렌 클로즈(할머니), 가브리엘 바소(J.D 밴스), 헤일리 베넷(린지), 프리다 핀토(어샤)


지도출처: 나무위키

영화 <힐빌리의 노래>는 주인공 J.D. 밴스의 내레이션으로 시작, 1997년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J.D. 밴스는 오하이오 주 미들타운에서 출생, 가난한 애팔래치아 지역인 켄터키 주 잭슨을 오가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오하이오 주는 몰락한 공업지인 러스트 벨트에 속하는 곳이다. 

J.D 가족은 따로 사는 알코올 중독자였던 할아버지와 강직한 할머니, 마약 중독에 빠진 간호사였던 엄마 베브, 누나 린지와 함께 백인 하층민의 삶을 살아간다.


*힐빌리는 미국 중남부 애팔래치아 산맥 지방에 사는 농민과 나무꾼들이 부르는 노래이다. 미국의 쇠락한 공업 지대인 러스트 벨트 지역에 사는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러스트 벨트는 미국 중서부 지역과 북동부 지역의 일부 영역을 표현하는 호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미국 철강 산업의 메카인 피츠버그, 그 외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멤피스 등이 이에 속한다. 대체로 미시간인디애나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가 이곳에 속한다. (자료출처: 위키백과)

캔터키 주 잭슨 시골마을에서 물놀이 중인 J. D.

엄마 베브는 약물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심지어 근무 중, 환자에게 투여된 알약까지 빼돌려 자기가 복용하고 흥분상태를 보인다.

동료의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병원 로비를 흥에 겨워 질주하다가 병원 간호사 직에서도 해고된다.

약물 중독에 빠진 베브는 남자 친구도 자주 바꿔가면 동거하기도 하고, 서류상 결혼하기도 한다.

결혼한 남자도 약물중독자였고, 아직 어린( J.D. 또래) 그의 아들도 이미 대마초에 절어 있었다.

주인공 J.D. 도 이들의 영향으로 약물을 취하기 시작한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 누나 린지, 할마, J.D.

건강(폐)이 나빠진 할마(주인공이 할머니를 부르는 애칭)가 병원에 입원한 사이 J. D. 는 함께 약물에 취해 있던 친구들과 할머니의 차를 타고 한 사무실에 진입, 기물을 파괴하고 도망친다.

경찰을 피해 달리다 자동차 사고까지 낸다.

아직 몸이 성치 않았지만 정신적으로 강건한 할머니는 J. D. 를 엄마와 그의 가족들로부터 분리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엄마 베브의 강력한 반대를 물리치고 할머니는 J. D. 를 할마의 집으로 데리고 온다.


이 사건은 J. D.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할머니는 혼자 정부 보조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지만, 손자를 위해 87달러짜리 계산기도 구입해 주면서 공부에 열중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J. D. 는 처음 얼마 동안은 할머니의 말을 무시한 채 게으르게 살아간다.

그러나 사회복지 재단에서 1인 음식물 배달받아 살면서도 손주에게 부족함 없이 먹이려는 할마를 바라보던 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

할머니의 올바를 선택과 관심으로 약물에 취해 살던 친구들과도 멀어졌다.

J. D. 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할머니에게 기쁨을 안겨드린다.

그리고 게으르던 생활태도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시간과 기회만 되면 어떤 일도 가리지 않고 알바를 하며 할머니와 함께 생활고를 이겨나간다.

그는 할머니의 관심과 사랑으로 바르게 성장한다.


누나 린지도 한 남자와 꾸준히 사귀면서 나름 성실하게 살아간다.

린지도 할머니처럼 항상 J. D. 를 지지하고 응원한다.

남매는 함께 힘든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바르고 사이좋은 가족으로 서로에게 힘이 된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 누나 린지, J. D. 밴스, 엄마 베브

문제는 엄마 베브였다. 

베브도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와 불같던 성격의 강건한 어머니 사이에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딸 린지는 이런 엄마를 잘 이해하고 있는 효녀다.

엄마는 바른말을 하는 린지에게 '나쁜 년'이라는 말과 폭력도 서슴지 않는다.

엄마 베브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약물에 더 취해 산다.

할머니의 관심도 딸 베브의 상태를 돌이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약물중독, 이혼, 상대가 자주 바뀌는 동거, 윤리 상실, 가족 해체와 소외, 벗아날 수 없는 지독한 가난과 게으름, 사회복지제도의 한계와 모순, 미래 대한 불안정 등 미국 사회 백인 하층민의 힘든 삶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영화다.


그래도 미국 사회에서는 아직까지 J. D.처럼 '개천에서 용이 난다'니 우리 사회 현실도 돌아보게 된다.

우리 사회는 이미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이 대분이다.

J. D. 는 마약 중독에 빠진 이혼한 엄마와 자주 바뀌는 동거자 혹은 양아버지의 존재를 인식하며 성장한다.

엄마가 사귀는 남자들도 하나같이 변변치 못한 직업을 가졌거나 약물 중독자다.

그의 어린 시절은 늘 가난이 되풀이되었고, 가정 폭력에 노출되곤 했다.

J. D. 의 양육권까지 할머니가 책임져야 했다.

J. D. 는 이런 환경과 소외감을 딛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에 자원입대한다.

다시 민간인으로 돌아온 J. D. 는 정신적으로 더욱 강해진다.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학부를 마치고, 예일대 로스쿨에 입학한다.

이곳에서 인도 출신 '어샤'를 만나 공부와 사랑과 알바까지 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그리고 J. D. 는 드디어 '여름 인턴'직 면접을 앞두고 어샤와 함께 기뻐한다.

흥분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던 그날, 누나 린지의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된다.

엄마 베브가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며 J. D.에게 고향으로 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할머니도 저세상으로 가신 상태에서 그동안 누나 혼자 근근이 엄마까지 살펴야 하는 상황이었다.

누나 린지도 결혼해서 어린아이들을 돌보며, 마트에서 일까지 하며 살아가고 있다.

엄마는 형식적으로는 '레이'라는 남자와 살고 있었으나 그도 약물에 절어 사는 비정상적인 사람이었다.


면접을 앞두고 고민하던 J. D. 는 일단 고향으로 향한다.

24시간 안에 돌아오지 못한다면 면접의 기회도 없을 만큼 절박한 상황이다.

고향의 현실은 암담했다.

병원에서는 보험 가입을 중단한 엄마 베브를 퇴원시키라고 압박한다.

누나는 '용서하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거야!'라며, 엄마의 힘들었던 유년기를 이해하고 그녀를 품는다.

J. D.도 누나의 말을 듣고 엄마를 이해하려고 애쓴다.

병원에서 퇴원한 엄마는 레이 집에서 살겠다고 한다.

J. D.는 엄마를 모시고 레이 집으로 갔으나, 그는 아예 베브의 짐을 창문에서 내던져 버린다.

어이없는 상황에 화가 나고, 낙담한 모자는 일단 누나의 집으로 돌아온다.

겨우 요양원 한 곳을 찾아 엄마를 입원시키려 하나, 이번에는 엄마가 강력하게 싫다고 한다.

할 수 없이 한 모텔에 엄마를 모신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 엄마 베브와 J. D. 밴스

J. D. 는 다시 면접시험을 보기 위해 발길을 돌리고, 대신 누나 린지가 모텔로 찾아온다.

린지는 J. D. 를 격려하며 기꺼이 떠나보낸다.

J. D. 에게 항상 힘이 되는 누나다.

할머니, 누나 그리고 연인 어샤는 J. D. 에게 늘 힘이 되어주는 중요한 사람들이다.

마약 중독자인 엄마 베브는 물론 짐이 되기도 하지만 J. D. 는 엄마를 변함없이 사랑한다.

그는 엄마를 항상 돕겠다고 결심한다.


J. D. 밴스는 제시간에 무사히 도착, 면접을 치르고 합격한다.

그는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성공적으로 상류 사회에 안착한다.

영화는 J. D. 밴스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 천재도 뛰어난 재능도 없다.'라고 책 서문에서 밝혔듯이 그의 성공은 주변의 도움과 본인의 각성에 따른 노력의 결과물이며, 자서전 출판 타이밍도 성공에 큰 영향을 끼쳤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영화 마지막,  J. D. 밴스가족과 이웃들 모습
엄마 베브도 약물중독을 극복하고, 손자들을 돌보며 산다.

J. D. 밴스의 성공은 그의 노력이 가장 중요했지만, 운이 좋은 사람이란 생각도 든다.

그는 자수성가한 실리콘밸리의 사업가이자,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30대 베스트 작가가 된 것은 환영할만하지만, '자서전'을 써서 베스트 작가가 된 것은 너무 이른 감도 든다.

'트럼프'의 인기와 자서전 출간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저자 J. D. 밴스는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이기도 하다.

트럼프 자신은 백만장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백인 노동자 하층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현대 미국 사회는 인종 문제와 함께 계층 문제가 주요한 이슈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영화에서 J. D. 밴스 가족


백인이라고 무조건 대접받던 시대는 갔다.

부모의 경제력과 교육 수준, 가정환경이 대물림되어 다시 사회적 계층을 형성하게 되는 것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아빠 찬스'의 계층 대물림은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커다란 사회문제로 등장한 지 오래다.


영화는 주인공 J. D.가 중요한 취업 면접을 앞둔 예일대 로스쿨 시절 이야기와 가난과 가정폭력 등으로 얼룩진 어린 시절 모습이 교차하며 이어진다. 

백인 하류층의 성공 스토리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겐 힘이 되기도 할 자전적 이야기다.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98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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