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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Jul 19. 2022

할아버지 생신 앞당긴 날이 꾸미 엄빠 결혼기념일

의왕 전복촌에서 전복요리로 몸보신하기

남편 '묵'의 생일을 축하하자고 앞당겨 모인 날이 세젤예 꾸미 엄빠의 결혼기념일이다. 

날씨도 화창한 토요일(16일) 점심 식사치 곤 이른 11시경에 모이니 아직 무더위도 기승을 부리기 전이 어서 딱 좋다. 

꾸미 할아버지 생신은 일주일 후 토요일(23일)이다. 

다음 주 2주간이 특히 더 바쁘시단다. 

열심히 일하고 나면 여름휴가가 기다리고 있다지만,  장마가 들고나는 한여름에 더 바쁘다 하니 '묵'을 향한 내 속마음은 조금 짠했다. 


어느새 쑥쑥 성장한 꾸미를 마주 보고 앉아 있으려니 더 즐겁고, 없던 힘도 솟는다. 

가족이 함께 전복 코스요리로 몸보신하고 2차 없이 헤어졌다. 꾸미네 가족끼리 결혼기념일을 찐하게 보내라고. 

함께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 나는 기운 없어 비실대다가도 습관적으로 폰 카메라를 꺼내 들고 사진을 찍는다. 20대 중반부터 지녀온 오래된 습관이다. 무거운 펜탁스와 캐논 카메라를 목과 어깨에 함께 둘러메고 다니기도 했는데, 그때도 카메라 무게에 휘청대긴 했다. ㅋ

지금, 이렇게 가볍고 스마트한 폰 카메라로 찰칵찰칵 쉽게 찍어대니, 종종 환상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전복촌 B코스를 택했다. 아들과 사위는 다이어트 중이라 하고, '묵'과 나는 나이가 들면서 식사량이 저절로 줄었다. 딸과 손녀는 잘 먹지만, 잘 먹어봐야 그 양이 뻔하다. 

B코스도 우리 가족에겐 살짝 벅찬 양이다. 

음식이 모두 맛도 있었지만, 우리에겐 양도 푸짐했다. 무엇보다 세젤예 꾸미가 전복을 냠냠 맛있게 잘 먹어서, 보는 할미까지 덩달아 맛있게 먹었다.

우리 꾸미는 사이드에 놓아준 아기 의자를 거부하고, 가족 한가운데 주인처럼 의젓하게 앉아 식사를 했다. 

 

전복 맛을 즐길 줄 아는 세젤예 꾸미, 애니메이션

서로 닮은 듯하지만 모두 각기 다른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

예쁜 꽃봉오리로 피어나기도 하고, 

건강한 나무처럼 살아가기도 한다. 

일상은 작고 소박하지만 어쩜 신비로운 우주를 닮아간다.

사랑하고 믿고 의지하며, 탐색하고 선택하며 독립적으로 살다가는 소우주이다.

깃발처럼 흔들리기도 하지만, 깃대처럼 꼿꼿하게 서있다.

우리는 가족이다. 

꾸미는 가장 커다란 가능성을 지닌 소우주다. 

우리는 비슷한 생김새나 성질보다 더 많은 차이와 개성을 지닌 개체다. 

아름다운 가족의 일원으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다 가야지.

완전에 이르지 못하고 사라지는 소우주여도 매일매일 새날처럼 즐기며 짧지 않은 이야기를 남기며 산다. 

'묵'과 나는 어느새 어떤 상황이라도 편하게 품고 가는 노인이 됐다. 


전복 해물 목이버섯 냉채, 탕평채, 샐러드 / 전복탕수육 / 전복 누룽지탕
전복회 / 전복갈비찜, 5찬과 구운 김, 간장전복 / 전복과 가자미 찜, 전복 스테이크와 장어구이


해물 샤부샤부가 등장하기 전, 할아버지와 꾸미는 잠시 근처 냇물 산책길을 거닐다 들어왔다. 

할아버지는 세젤예 꾸미가 예뻐서 어쩔 줄 모르는 바보!



전복촌 이곳저곳

전복촌 1층 홀 / 2층 테라스
전복촌 1층 야외 테라스

오랜만에 만났지만,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한 토요일 

미리, '묵' 생일을 축하하고, 딱 들어맞은 딸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며 가족이란 의미를 되새겨 본다. 

가족으로 만난 우리의 인연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보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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