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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ug 02. 2022

섬광과 울림

바람도 나처럼 선잠을 이어가는 새벽


감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린다.

흰 섬광이 세상을 깨우고 간다.

천둥소리는 긴 여운과 장대한 울림을 남긴다.

빛을 따르던 호령 바람에 어둠이 전율하는 새벽

번개는 순간에 머물다 가고

흠뻑 젖은 어둠이 길다.


저 혼자 돌아가던 에어컨도 어느새 숙면 중,

침실 공기가 후텁지근하다.

창을 모두 연다.

빗줄기가 수직으로 꽂히니, 창으로 파고들지 않는다.

바람도 나처럼 선잠을 이어가는 새벽

맞은편 건물 불빛도 피곤한지 파리하다.

불 밝힌 창이 밀어내는 어둠은 고단하다.

빗줄기에 흔들리고

섬광에 드러나고

울부짖는 소리에 잠긴 새벽어둠은 쉬어가지 못한다.


섬광이 빛나고 힘 빠진 소리가 이어진다

금세 익숙해진 흰빛과 울림일랑 미련 없이 내몰고

나는 다시 눈 감고 잠을 청한다.

어둠은 저 혼자 울다 가라 하고...


2022. 08. 01 송추계곡


- 어젯밤 9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파주에서 일을 보고 송추계곡에 들려오니, 몹시 피곤했다.

새벽 2시 10~15분경 번개 빛에 잠을 설쳤다.

한 여름밤 어둠도 나처럼 피곤에 지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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