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집은 피렌체시에서 운영하는 단테 관련 박물관이다. 단테 생가라고 추정되나, 실제 단테가 살았던 집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두란테 델리 알리기에리(Durante degli Alighieri, 1265년 3월~ 1321년 9월)는 두란테 약칭인 단테(Dante) 또는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ighieri)로, 유명한 이탈리아 시인이다.
우리 젊은 날, 소녀 베아트리체에게로 향하던 단테의 끝없던 사랑을 한 번쯤 흠모해 보기도 하지 않았을까! 어른으로 성장해서는 공허한 삶을 살다 갔을 단테 부인의 입장을 헤아려 보기도 했지만.
단테의 집(Museo Casa di Dante)으로 가는 길
산 조반니 세례당 청동문을 보고, 발길을 돌려 단테의 집으로 가는 길이다. 길가에서 마주한 고풍스러운 벽돌집 안으로 양품점이 들여다 보인다. 초록색 자전거에 담긴 작은 꽃들이 우리를 향해 웃고 있다.
종로 3가 익선동 거리가 잠깐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같은 듯 다른 느낌이어서 이내 익선동 거리로 향하던 생각을 접는다.
'단테 교회'로 향하는 화살 표시에서 느껴지는 소박함
외관만 보고 지나치는 것이 또, 마냥 아쉬운 '단테 박물관'이다. 폐장이 가까운 저녁 무렵이어서일까? 주위에 인적이 드물다. 시뇨리아 광장을 가득 채웠던 그 많던 사람들은 아직도 그곳에 머물고 있는지, 박물관 안으로는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다.
'단테의 집' 정문 단테는 1265년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나, 유년시절 그의 정보는 거의 없다. 그는 9살 때, 폴코 포르티나리 (Folco Portinari) 딸인 동갑내기 베아트리체를 처음 멀리서 보고 애정을 느낀다. 유년 시절 베아트리체에게서 느낀 경험은 단테 인생행로를 좌우한다.
그러나 단테는 1277년(12살 때), 젬마 도나티(Gemma Donati)와 약혼을 하고, 1291년 결혼한다. 단테는 베아트리체가 24세로 사망할 때까지 그녀에게 관심과 애정을 쏟은 것으로 전해진다.
'단테의 집' 안을 잠시 들여다보고 박물관 건물 코너를 돌자, 단테의 흉상이 돌담 벼락 한가운데서 좁은 골목을 무심하게 내려다보고 있다.
주주와 단테 흉상 단테 흉상이 있는 벽에 가만히 내 등을 기대어 본다. 단테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모델이라는데, 우리에게서 얼마간 거리를 두고 생각에 잠긴 단테의 얼굴을 올려다보니, '생각하는 사람' 얼굴과 겹쳐진다.
나는 지금 또 무슨 생각을 하며, 이 유서 깊은 골목에서 두 사람 사이를 오가는 걸까? 우리는 모두 흔들리며 생각하는 갈대다.
레드루와 단테 흉상
골목길을 벗어나기 전 뒤돌아 본, 단테의 집 단테는 정치적 이유로 20여 년 넘게 떠돌이 유랑 생활을 하게 된다. 그는 끝내 이곳 고향 피렌체로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라벤나에서 생을 마감한다.
단테는 <신곡> 외, 라틴어 수필, 시집도 썼다. 청년기에는 로맨틱한 연애 시를 많이 썼으나, 대표작인 <신곡>, <항연>, <토착어에 대하여> 등 작품은 피렌체에서 추방된 후에 썼다.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은 저승 세계 여행을 주제로 한 13세기 이탈리아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가 1308년~1321년까지 써서 완성한 대표 서사시이다.
신곡은 이탈리아 문학의 중심 서사시이자 중세 문학의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저자와 같은 이름의 여행자 단테는 베르길리우스, 베아트리체, 메르나르두스의 안내를 받아가며 지옥-연옥-천국으로 여행한다.
단테는 여행에서 수백 명의 신화와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기독 신앙에 바탕을 둔 죄와 벌, 기다림과 구원에 관한 중세시대 신학과 세계관을 광범위하게 전한다.
신곡은 중세에 쓰였으나 이탈리아 문학의 꽃으로 꼽히며, 사후에 대한 중세적인 세계관을 보여준 최고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토스카나 방언으로 쓰였다고 한다.
전세버스는 우리를 태우고 베네치아(베니스)를 향해 출발, 피렌체(플로렌스) 시내를 내달린다. 퇴근 시간이어서인지 거리에 차가 붐빈다. 우리가 탄 버스도 로터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더니 잠시 멈춘다.
봄꽃 화사하게 핀 피렌체 거리 풍경도 함께 멈춘다. 피렌체 봄도 서울 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별안간 피렌체 파란 하늘이 내게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 항상 투명했던 파란 서울 하늘로 향하는 그리움이다. 피렌체 하늘은 옛 우리 하늘빛과 똑같은데, 지금 우리 서울 하늘은 제 스스로 미세 먼지를 걷어내지 못한 채 매일 회색빛이라는 안타까운 소식만 들려온다.
베네치아(Venezia) 도착
피렌체에서 3시간을 넘게 달려왔다. 베네치아(베니스)에 도착하니, 숙소에서 미리 준비한 반가운 저녁식사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 저녁 메뉴는 얄팍한 돈가스와 샐러드, 눈으론 맛있어 보이는 라자냐. 그나마 맛있는 사과와 오렌지 등이다. 그런데, 다들 태어나서 이렇게 맛없는 라자냐는 처음 먹어 본다고들 한다. 정말 맛이 없다, 돈가스까지. '어떻게 라자냐가 이렇게 맛없을 수가 있는지' 궁금했다.
음식은 맛이 없었지만, 호텔 로비엔 모조품이긴 해도 조각상과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 베네치아 호텔만의 특별한 느낌은 괜찮았다. 라자냐만 좀 맛있었으면 좋았을 덴데.
호텔 로비와 안내 데스크, 애니메이션
침대 시트 색이 썩 맘에 들진 않았다.
이 색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침대는 깨끗함이 드러나는 밝은 색 계통이 좋더라.
그래도 피곤한 몸을 뉘니, 솔솔 잠은 잘 왔다.
욕실 샤워부스가 너무 좁아, 몸을 제대로 움직이며 샤워하기도 힘들었다. 딸과 나는 4*kg인데도 좁았다. - 다음 날 조식 시간에 다들 샤워부스 이야기를 한 마디씩 했다. 너무 좁아 아저씨들은 움직이지도, 들어서기도 무척 힘들었다고.
내일(3월 6일)은 이곳 베네치아에서 곤돌라와 수상 택시를 탈 예정이다. 날씨는 흐리고, 산발적으로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하는데 혹, 비가 와도 양이 많지 않을 거라니, 다행이다.
산 마르코 성당과 광장, 두칼레 궁전과 탄식의 다리 등을 돌아볼 생각을 하며, 꿈나라로 들어선다. 베네치아에서의 하룻밤이 피로를 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