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길들여지지 않은 삶을 살아온 아웃사이더 작가의 반려자
'빈민가의 계관시인' 찰스 부코스키는 버려진 아홉 마리 고양이들을 차례로 거두어 한 가족으로 살았다.
버려진 길냥이들은 길들여지지 않은 존재다.
평생 길들여지지 않은 삶을 살아온 아웃사이더인 그는 길고양이들을 향해 연민과 애정, 동질감을 느꼈다.
『고양이에 대하여』는 『글쓰기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와 함께 그의 테마 에세이 3부작 중 한 권이다.
어두운 곳을 잘 보는 눈은 깊고 강한 빛을 낸다.
발달한 턱과 송곳니로 육식을 즐긴다.
원래 아프리카 리비아 살쾡이가 길들여진 이 애완동물은 고양이다.
뾰족한 발톱은 알아서 감추거나 드러내기도 한다.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
도도해 보인다.
반항적이다.
아웃사이더 기질 때문인지 창밖에 관심이 많다.
리비아 살쾡이의 자유로운 영혼은 아직도 길들여지지 않았을까?
예나 지금이나 길냥이는 흔하다.
도둑고양이, 도적고양이, 도둑괭이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도 골목에서 어슬렁거리는 길냥이들 개체 수가 도둑 개들보다 많다.
개는 주인이 없거나 버려진 경우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음식을 훔쳐 먹지만 어떤 냥이는 주인이 있어도 밖으로 나돌아 다닌다.
부스스 눈 뜨는 아침, 술 마시며 타자기를 두드리는 늦은 밤, 항상 부코스키를 찾아오는 손님이 있었다.
버려졌어도 비굴해 보이지 않는 도도한 자세,
몸이 성치 않아도 위엄을 지키려는 유연한 모습,
한 치도 흐트러지거나 동요하지 않는 태도,
어느 곳에도 얽매이지 않는 심오한 눈빛.
부코스키는 고양이들을 향해 각별하고 섬세하며 다정한 관심을 갖는다.
그는 길고양이들의 반려자가 된다.
로드킬(roadkill)로 바스러진 채 고통받는 모습,
죽음의 위기를 넘나들며 삶을 지켜내는 강인함.
부코스키는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삶의 괴로움과 끈질긴 생명력에 대해 놀라며 감탄했다.
그는 버려진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비주류 아웃사이더였지만 '야망 따위 필요 없어'라고 선언했던 그의 묘비에는 '애쓰지 마라'(Don't Try)라는 글이 새겨있다.
찰스 부코스키는 삶과 글이 다르지 않은 작가다.
가식이나 꾸밈없이 솔직 담백하게 써 내려간 문장에는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낸 작가만이 전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는 거칠지만 당당한 자세로 평생을 살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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