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꾸미랑 할미는 놀이터 순례하는 친구

"꾸미야!" 혼자 가만히 불러보면, 지금 당장 따스해 오는 내 마음~

by Someday


세젤예 꾸미랑 할미가 단둘이 즐긴 오붓한 시간

7월 4일, 11시부터 12시까지 놀이터만 세 곳을 찾았다.

12시경부터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

순례를 마치고 서둘러 꾸미 집으로 향했지만, 한 주 동안 또 한 뼘 쓱 성장한 꾸미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좋았다.


할미도 꾸미랑 나란히 그네를 같이 탔다.

우리는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꾸미가 호홍~ 하하하 좋아라 웃으면,

할미도 훗 후~ 하하하 더 좋아라 웃었네

꾸미 얼굴은 꽃보다 예쁘게 피어오르고,

할미 얼굴엔 주름살이 더 늘었지.


20230704_113404_HDR.jpg
20230704_112212.jpg
20230704_114037_HDR.jpg


꾸미가 스쿠터 라이더로서 맘껏 즐기기엔 아담한 놀이터였다.

미끄럼틀 위에서 놀고 있던 개미 친구들이 다칠까 봐, 조심스레 피해서 타는 세젤예 꾸미

마음까지 예쁜 세젤예!


20230704_114430.jpg
20230704_114351.jpg


할미에게 찡긋 미소를 날리는 꾸미

흑마 타고, 바람 따라 나들이 간다네.

할미가 꾸미 미소에 빠져 멈칫멈칫하던 그때,

곧, 장맛비 몰고 올 커다란 바람이 키 작은 바람에 걸려 멈칫한 그 사이,

꾸미는 날아오르고

할미는 그 모습을 가슴에 가득 품어 안았다.


anigif.gif "이랴, 이랴! 흑마야, 달려!"


점심은 꾸미 모녀랑 베트남식 쌀국수와 볶음밥, 분짜로 맛있게 먹었고.

오후 3시경, 퍼붓던 장맛비를 뚫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할머니, 가지 마요"라고 시무룩해하던 꾸미 얼굴이 자꾸 눈에 밟혔다.

벌써 이별이 슬프고 아픈 줄 아는 우리 꾸미, 나는 그 작고 귀한 꾸미의 마음을 가슴에 담고 산다.

"꾸미야!" 혼자 가만히 불러보면, 지금 당장 따스해 오는 내 마음~


keyword
작가의 이전글'기형도 문학관'에서 만난 영원한 청년 기형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