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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ug 23. 2023

꾸미야, 곧 데리러 갈게.

8월 말, 36개월을 맞게 되는 너의 생일을 축하해!

내일모레(25일) 손녀 꾸미를 데리러 산본으로 간다!

우리 귀염둥이 앞머리를 내려 넓은 이마를 가리니, 콩순이랑 자매 간으로 보인다.


세젤귀 꾸미와 콩순이

벌써 10일 전,

할아버지 생신을 축하하고 서로 헤어질 무렵, 꾸미는 단호하게 집으로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꾸미는 천안 할미 집에서 같이 살겠단다.

엄마 아빠랑 헤어져도 괜찮냐고 물으니, 잠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등하던 그 모습이 또 어찌나 귀엽던지. 결국 자동차에 올라타서는 눈물까지 뚝뚝 흘리며 우리의 이별을 슬퍼했다.

그런 꾸미 모습을 보니, 할미까지 울컥하더라.

곧 다시 만날 거라고 할미와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하면서도 눈물을 뚝뚝 흘렸다.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이런 이별도 있었구나!'

꾸미야, 할미는 너로 인해 '애별의 아픔'을 경험하게 되었단다.

할미가 되지 않았다면 경험할 수 없었을 특별하고 귀한 애별이었지.

그날따라 하루가 더 짧았어.

우리 곧 다시 만나자. "사랑해, 꾸미!"


열흘간 할미도 매일 밤낮으로 꾸미를 생각하며 보냈다.

8월 말일이 우리 꾸미 36개월 되는 생일이다.

'묵'이 출장에서 돌아오면, 산본으로 가서 꾸미를 데려오기로 작정했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였다.

나는 세젤귀 꾸미의 보드랍고 예쁜 손을 꼭 잡았다.

건강하게 뛰는 꾸미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며 품에 꼭 안기도 했다.

아직 살짝 오동통한 사랑스러운 뺨에 입맞춤도 하고,

마주 앉아 어린이집 친구들 이야기도 나누었다.

꾸미는 어느새 할미랑 대화가 통하는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우린 다정한 친구 사이다.

손녀 바보 할아버지도 부러워하는 그런 찐 친구.

크림당에서 '딸기 슈페너' 단맛에 빠져있는 꾸미

우리 가족은 '이사부 능이버섯오리백숙'으로 점심 식사도 냠냠 맛있게 먹었다.

밥을 먹고 나면 꾸미는 카페로 가고 싶어 한다.

꾸미는 카페를 참 좋아한다.

키즈카페는 물론 무인카페, 디저트 카페 등 모든 카페를 좋아하는 꼬마 언니다.

오늘은 할미도 덩달아 꾸미 따라쟁이 '카페 마니아'가 됐다.

크림당 본점에서 꾸미는 마카롱 한 개 들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꾸미 맘은 단것 먹으려는 꾸미에게 계속 신경을 쓰지만, 할미는 꾸미가 좋다면 그냥 다 좋은 걸.....


카페 주인장 꾸미

꾸미는 할미 집으로 돌아와 카페 주인 행세를 하며, 가족들에게 커피와 양주를 무상 제공했다.

장식장에서 미니 양주병 6개, 미니 주전자 한 개, 작은 주석 잔 6개를 꺼내 들었다.

주전자를 들어 커피라면서 주석 컵에 따라 주기도 했고, 양주 병을 모두에게 배분해 주고 함께 건배를 들라고 권하기 했다.

온 가족이 꾸미의 진지한 '카페 주인장 놀이'에 함께 열중했다.

할미는 주인장 꾸미에 대한 사례로 몇 가지 과일을 깎아 대접했다.

꾸미는 달달한 키위를 제일 좋아했다.


새로워진 '꾸미의 평행봉 사용설명서'

러닝머신 위에서 좀 더 진화한 '꾸미의 평행봉 사용설명서'를, 우리는 환호하며 바라보았다.

이젠 꾸미가 강력한 추진력으로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



딸과 사위가 돌아갈 채비를 했다.

할아버지 생신 미역국과 밑반찬 두 가지, 키위와 자두, 어제(8월 12일) 대전 성심당에서 사 온 빵도 몇 개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보냈다.

꾸미 맘도 나처럼 빵을 좋아하지만, 지금은 한약을 먹고 있으니 담백한 빵만 골라 담았다.


나는 이곳에 정착한 후, 매일 30분 이상 러닝머신 위에서 느린 달리기를 하고 있다.

스피드를 3.5에 맞추고 뛴다. 시간과 속도를 점차 늘려나갈 생각이다.

꾸준히 달리다 보니, 몸이 가볍다.

몸무게와는 상관없는 느낌이다. 원래 항상 가벼웠으니까!

허리 통증을 잘 다스려야 사랑스러운 꾸미와 행복한 시간을 더 누릴 수 있다.

꾸미는 건강하게 성장해 가는데,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평소 '건강 지키기'정도는 해야 마땅하다.

"꾸미야, 그네를 타고 함께 날아오르자!

할미를 바라보며 시소를 타면, 난 꼭 너와 균형을 맞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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