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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Sep 17. 2023

철도노조 파업과 공공수의계약 사업권에 관한 단상(斷想)

오랫동안 남산의 명물인 케이블카의 운영주체가 서울시인줄 알았지만.....

14일(목), 지난 화요일 첫날 다녀왔던 대로 13시 35분 역에 도착했다. 

뉴스에서 '코레일 철도노조 파업' 소식을 듣긴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겨우 한 정거장인데 뭐' 

그렇지만 '13시 40분 광운대 급행 20분 연착'이라는 방송이 야속하게 울렸다. 

평소대로라면 이미 떠났어야 했을 청량리 급행이 13시 50분에 천천히 역사로 들어왔다.  

전철은 준법운행으로 느리게 움직였다. 

철도노조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고 관철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택한 수단이니. 이 정도 불편이야 대수롭지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음으로 응원을 보냈지만, 매일매일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겐 커다란 불편이 따르겠지! 

나는 결국 딱 5분 지각했다. 

평생학습관 2시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함께 수업 듣던 일행 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전철을 타고 오니, 너무 빨리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 


9월부터 외부 활동을 늘려갈 생각으로 두정평생학습관을 기웃거렸다. 

'블로그 심화반'이 있어서 '블로그 상실'까지 들고나는 요즘, 기분 전환용으로 다녀볼까 싶어  슬금 넘겨다봤지만, 심화반이라 하기엔 프로그램이 내 생각과 딱 닿질 않았다. 

현재, 명맥만 유지하고 있어도 13년간 블로거로 살아왔으니 기초부터 듣기엔 흥미가 당기지 않았다. 

이곳 새로운 보금자리를 노후 정착지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첫 수강부터 그대로 반려하고 싶진 않았다. 

평생학습관 담당자와 전화상담을 하고, '브이로그 영상 제작 기본반'을 추천받았다. 

두 번 다녀왔지만, 재미있고 흥미가 확 당겼다. 

잘 따라가 볼 생각이다. 

집에서 평생학습관까지 전철로 한 정거장이니, 교통편도 좋았다. 

13시 40분 광운대행 급행을 타면 14시까지 도착해야 하는 시간도 딱이었다. 


금요일 아침, 수요일부터 살짝 건들거리던 누진다 초점 안경 오른쪽 다리 나사를 조여주고 싶어 서부역 광장에서 긴 역사를 가로질러 동부역 광장으로 나섰다. 

찾아간 안경점 주인장은 나사가 풀린 것이 아니라, 안경다리 이음새가 부러진 것이라고 했다. 

안경을 맞췄던 상점에 같은 모델 부품부터 신청하라는 조언을 듣고, 아쉬운 대로 누진다 초점이 아닌 일반 안경을 새로 맞췄다.   

혹시나 해서 사용하지 않은 새 안경테가 있어서 갖고 갔더니, 렌즈만 맞춰서 끼울 수 있었다. 

안경 전체 맞춤 가격은 9만 원, 테를 가져갔더니 렌즈만 3만 5천이란다. 

- 망가진 누진다 초점 안경다리는 서울 상봉동에 있는 안경점으로 연락해, 안경다리만 구입할 수 있는지 제조 회사로 연락을 취해 달라고 요청해 둔 상태 -


새 안경을 쓰고, 거리로 나섰다. 

살짝 어지러웠다. 

곧 적응하리라 생각하면서 지난 주말, 남편 '묵'과 칼국수 집을 찾아 헤매다 안경점 근처에서 미리 봐둔 포인트 미용학원(041-567-8302) 3층으로 올라갔다.  

가격이 참 착한 곳이다. 

남성 커트 2천 원, 여성 커트 3천 원, 일반 파마 1만 5천 원. 

아직 파마의 곱슬한 상태가 많이 남아 있어서 커트만 했지만, 앞으로 파마도 이곳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심 담긴 열정, 정성을 다하는 실력, 섬세함과 친절까지 두루 마음에 들었다. 

미용기술은 가격 대비 썩 훌륭했다. 

튀김통닭이나 칼국수 등 서민 외식비는 싸지 않은 곳이지만, 이곳 미용비는 착했다. 

천안에 사는 분들에겐 가성비 좋은 미용실로 추천하고 싶다.

우리 아들딸을 보건대, 젊은 사람들은 추천해도 가지 않겠지만 혹, 자기 방식대로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 보아도 괜찮을 듯.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부 광장에서 서부 광장으로 가기 위해 역사 통로로 들어섰다. 

11시 30분경, 그새 수많은 철도 노조원들이 긴 역사 통로 한쪽으로 쭉 늘어서서 조용하게 준법 투쟁을 하고 있었다. 

준법투쟁 중인 모습을 가까이서 찍기 죄송해서...

그냥 지나치면서도 '철도 민영화 반대' 푯말이 선명하게 보였다. 

'철도 민영화'에 찬성하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런 선한 주장은 관철되었으면 하고, 슬쩍 바람 해 보기도 했다. 

공기업이 민영화되면 다신 공영화로 돌아오긴 힘들다. 

코레일 철도사업은 그냥 공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서민들에겐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영화라면 사고가 나도 책임을 국가가 지겠지만, 민영화가 된다면 사고를 일으킨 그 기업이 국가 보호를 받는 또 다른 의미의 철밥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공기업의 민영화는 국민의 합의로 이뤄지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은 9월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나흘간 1차 총파업이라고 들었다. 

파업하는 철도노조원들이나 일상 출퇴근하는 시민들에게나 모두 힘든 시간이 될 것이다. 

모두 1차 파업에서 원만한 조정이 이루어지길 바라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파업이 길어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지만, '철도 민영화'가 출퇴근하는 많은 시민들이 바라는 정답인지도 의문인 건 사실이지 않는가. 


촬영: 2023. 03. 23 '목멱산방 호랭이' 한옥 위로 지나가는 남산 케이블 카

아울러 공공 사업권 수의계약은 공정해야 한다. 

다른 예이긴 하지만, 남산 케이블카의 현 소유자가 미국 국적의 한국인 것도 놀랍다. 

오랫동안 남산의 명물인 케이블카는 당연히 서울시가 운영주체인 줄 알았고, 그 운영수익은 시민들에게로 돌아오는 줄 알았다. 

케이블카를 타고 서울시내를 내려다볼 때 느꼈던 뿌듯함과 자긍심도, 이런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케이블카를 선뜻 타진 않았다. 소심한 반항!

'남산케이블카 사업은 한광수 대표의 부친인 한석진 씨(1984년 작고)가 1958년 설립한 한국삭도공업주식회사가 1961년 사업권을 따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고(故) 한석진 씨는 1953년 설립된 대한제분의 사장을 지냈다.' 2015-09-15 노컷뉴스 중에서 

공공재산인 남산(1961년 사업권 소유)과 설악산 권금성(1969년 한병기 전 유엔대사 사업권 소유) 케이블카 운영수익이 왜 지금까지도 개인에게로 돌아가도록 묵인되는 것일까? 


https://www.nocutnews.co.kr/news/447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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