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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Nov 01. 2023

 '금월봉' 비경,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작은 금강산

금월봉 샛길로 내려가면, 수상 레저 '청풍 마리나'가 있는 곳

레이크호텔을 나서면 82번 지방국도가 이어진다. 

도로 왼쪽으로 10분 정도 달리다 보면, 폐가로 남겨진 금월봉 쉼터 건물과 청풍 마리나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사람들 발길이 닿지 않는 풀숲에서 자주, 노란, 연보라색 꽃들이 아무 근심 없어 보이는 해맑은 얼굴로 우릴 맞아주었다. 


자주색 천일홍 / 노란 산국향과 연보라 쑥부쟁이


금월봉 쉼터

2018년 2월, 이곳을 지나치다 들렸을 때만 해도 금월봉 쉼터는 매점과 휴게실 기능을 하고 있었다. 

물론 그때도 방문한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직원 몇 분도 그냥 쉼터를 지키는 정도로만 보였다. 그런데 2023년 10월 26일, 현재 쉼터는 폐쇄된 상태로 을씨년스럽게 보일 정도였다. 


금월봉

해발 226m의 낮은 야산이지만,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그대로 빼어 닮았다고 이를 만큼 아름다운 기암괴석 군으로 이루어졌다. 바라만 보아도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신령스러운 바위산이지만, 현재 거의 방치된 상태로 보인다. 아름다운 작은 산, 금월봉이 사람들에게 이대로 잊히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작은 금강산, 금월봉의 아름다운 기암괴석 군



금월봉 애니메이션

이곳은 1993년 아세아시멘트 영월공장 시멘트 제조용 점토 채취장으로 사용되어 오던 산이었다. 기암괴석 군이 발견되자, 한때 무술 영화 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기도 했다. 뛰어난 풍광이 알려지면서 KBS 대하드라마 태조왕건을 비롯 명성황후, 이제마, 장길산 등 TV와 영화 촬영 장소로 사랑받던 곳이었다. 


제천시는 먼저, 명칭 공모를 통해 이곳을 '금월봉'이라 불렀다. 종합관광지로의 비상을 꿈꾸며, 수년에 걸친 작업을 진행, 평범했던 작은 야산을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신령스러운 바위산으로 조성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의 개발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딱 멈춰있는 쓸쓸한 곳으로 보였다. 

물론 앞으로 더 많은 투자와 홍보가 따라준다면 지금 보다야 커다란 활용가치가 있겠지만, 지나가는 여행자의 눈에 비친 현실은 암울해 보였다. 

2018년 2월, 찾았을 때보다 더 나아져 보이진 않았다.



누구라도 아름다운 금월봉 위에서 빼어난 청풍 호수의 전망을 내려다본다면, 종합관광단지로 키워갈 커다란 청사진을 그렸을 것 같긴 했다.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석산과 청풍 호반을 기본 자원으로 품고 있는 곳이니, 최적의 수상레포츠 활동지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금월봉과 청풍 마리나를 쭉 둘러보고 나니, 과연 이곳이 종합관광지로 개발하려던 곳이 맞을까 싶을 정도로 지금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외진 장소로 버려져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청풍 마리나 수상 레저

여름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곳이니, 10월 말인 지금은 한가할 수밖에 없을 거란 생각을 하며 걸어 내려갔다. 생각 그대로,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여름엔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땅콩보트, 바이퍼, 밴드 웨곤, 오리보트, 모터보트 등 다양한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었다. 

보트 종류는, 가을에도 준비하고 마음만 먹는다면 즐기지 못할 스포츠도 아닐 것 같은데...!?

물론 레저스포츠 문외한인 나로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지만, 폐쇄된 금월봉 쉼터 운영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청풍호에 드리워진 고즈넉한 산 그림자도 금월봉 봉우리와 함께 아름다운 조화를 이뤘다. 

청풍 마리나를 돌아 나오면서 자연스레 금월봉 봉우리들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작은 산봉우리마다 모두 각기 다른 형태가 신비롭고 곱다. 

무심히 바라보는 시선과 눈 부시게 내리는 햇살, 이리저리 흐르는 갈바람에 따라서도 자꾸 바뀌는 그 모습들이 신기하고 묘한 느낌을 주었다.  

마음과 눈길을 쉽게 돌리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지닌 곳이다. 

언젠가 우리가 이곳을 다시 찾을 때, 금월봉 쉼터도 활짝 열려있길 바람 해 보았다.


https://korean.visitkorea.or.kr/detail/ms_detail.do?cotid=2237ed58-8496-425c-a57a-0f3fd8d874ad


http://www.cpmarina.co.kr/VIS_bbs/board.php?bo_table=s1_c&wr_i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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