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하고 있는 곽재구 시집(문학과 지성 시인선) <서울 세노야>에는 '새벽편지'가 담겨있지 않다.
위 '새벽편지'는 2021년 5월 15일, 예천군 비룡산 장안사에서 회룡대로 오를 때, 찍어 두었던 시들 중 하나다. 곽재구 시인의 '새벽편지'를 작은 목소리로 읊는다.
1990년 11월 초판 발행된 곽재구 시집
곽재구(1954년~) 시인은 '서울 세노야'에서 삶을 핍박하던 1980년대 정치적 현실을 서정적으로 노래했다. 억압받은 자들의 분노는 현실의 암담함을 뛰어넘는 희망을 담고 있다.
오 년 만의 연락에도 / 시 쓰는 동무들 모이지 않아 / 깊게 술 마신 밤 / 어기어차 노 저어 상도동 산 1번지 / 강형철네 포구로 간다 / 휘몰이 밤물길 젓고 또 저어 /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마지막 물굽이 / 자주달개비꽃 빼어 닮은 형철이 각시는 술상 보러 새로 두시 밤물길 눈 비비벼 가는데 / 세노야 / 멸치잡이 그물 온밤 내 던져봐도 / 멸치꼬랑지만 한 금 빛 시 한 줄 서울의 / 가을바다에 걸리지 낳고 / 세노야 / 달은 떠서 산 넘어가는데 / 우리 갈 길 아득하고.
시를 서너 번 소리 내 읽고, 이소라의 '신청곡' (Feat. SUGA of BTS)을 스스로에게 청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