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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eday Apr 02. 2024

황지우 시집 「게 눈 속의 연꽃」

현실과 초월 사이의 갈등을 끌어 안거나, 뛰어넘는다.

어제도 똑같이 하루 해가 저물고 어둠이 내렸다.

낮에 많이 걸었더니, 금세 피곤한 가 났다.

누워서 황지우 시집, '게 눈 속의 연꽃'을 오랜만에 다시 펴 들었다.

시는 수필이나 소설과 달라, 한 구절 한 구절 시인과 교감을 나누듯 읽게 된다.

누워서 나누는 교감은 더 편하고 안락해야 하지만, 이분의  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 시집은 현실과 초월 사이의 갈등을 끌어 안거나, 뛰어넘는다.



황지우의 시는 '화엄의 세계를 지향한다'라고 쓰여 있다.

화엄(華嚴)은 불법(佛法)의 광대무변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말로 <화엄경>을 주요 경전으로 하는 화엄종의 가르침을 나타낸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 '화엄', 그곳은 살아생전 내가 도달하지 못할 아득한 곳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황지우 시인은 피안을 소망하는 것이 아니다.

아픔과 분노, 싸움과 갈등 세계를 사랑하고 진정성과 화해의 세계를 지향한다.

화엄이란 단어 위로 이런 세계를 지향하는 시인의 마음이 제대로 읽힌다면, 정말 좋겠다.

정신을 모으고 세우고  아프게 읽어 내리던 시 한 구절이 내 편한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그는 전남 해남 태생이다.

미학과 철학을 전공한 지식인이며, 유신반대 시위로 강제 입영되기도 했다.


               

시인의 시를 통해 이런저런 생각을 나누다 슬그머니 잠이 들어 버렸다.

다 늦은 밤 단잠을 자고 일어나니, '화엄' 그곳도 내 손안에 있는 건 아지?

감히 무례하게 되묻는다.

어느새 깊은 밤이 됐구나.

다시 또 자야 하나!


새벽꿈길에선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품은 화엄사 풍경이 들고 나길...

지리산 자락을 휘감고 돌던 운무는 피안의 세계처럼 신비로웠다.  

하늘 아래 온 세상을 끌어 안은 듯한 지리산 넉넉한 품과 천년 사찰의 고즈넉함에 빠져드는 꿈길이라면, 그곳이 화엄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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